1년간 주례 3번... 세종시선관위, 특정예비후보 봐주기 의혹
이강진 예비후보에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 선관위 측 "있을 수 없는 일"
▲ 이강진 국회의원 예비후보 ⓒ 이강진 페이스북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가 여러 건의 결혼식 주례 맡아 공직선거법을 위반(기부행위)한 세종시 전 정무부시장(현 예비후보)에 대해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만 한 것으로 나타나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강진 국회의원 예비후보는 세종시 정무부시장으로 있던 지난해 11월(1건)과 올해 5월(2건) 지인의 결혼식 등 최근 1년여 동안 모두 3건의 주례를 맡았다. 지난해 11월 주례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세종시당 관계자의 결혼식이었고, 올해 5월에는 세종시 산하기관 사무처장의 자혼과 모 지역 언론의 세종시 출입 기자와 세종시청 공무원의 결혼식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여러 언론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조사에 나섰다. 이어 지난 10월 16일 당시 이 정무부시장에게 '선거법 준수 촉구' 공문을 보냈다. '선거법준수 촉구'는 법 위반이지만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리는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다. 세종시선관위가 입후보예정자가 여러 번 주례로 기부행위를 한 행위를 경미한 사안으로 본 것이다.
세종시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은 이해찬 현 의원이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때라 선거법 위반 여부 판단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있었던 나머지 2건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지만, 총선 예정 시점과 떨어져 있는 데다(행위 시점), 혼주 또는 신랑·신부가 시청이나 산하기관 직원인 점, 당시 선거구민들이 이 예비후보를 출마예정자로 인식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 판단해 경미한 사안으로 봤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후보예정자의 주례 금지 조항을 위반한 유사 사례에 대한 다른 선관위의 행정처분도 참조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해찬 현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때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경선을 앞둔 때다. 당시 이 의원은 "마지막으로 당에 봉사하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 발언을 전하는 언론 보도도 많았다. 세종시 선관위가 지난해 11월 주례 건을 제외한 게 석연치 않은 이유다. 나머지 2건의 주례 또한 산하기관 사무처장 자혼과 시청 출입 기자 본인 결혼식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선거구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법원은 유사 사례 때 벌금형... 선관위 "여러 내용 종합해 결정"
근래 사법기관의 판단을 보면 유사 위법 사례에 엄한 처벌을 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결혼식 주례를 한 A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에게 1심 법원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금지 대상과 관련 '선거구 안에 있는 자'와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라고 정한 법 취지에 따라 '선거구민이 아닌 사람에게라도 이익이 제공되면 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보고 엄한 판단을 하고 있다. 세종시선관위관계자는 "사법기관의 판단과 선관위의 행정처분은 판단기준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를 놓고 지역구민은 물론 민주당원 일부도 세종시선관위가 이 예비후보에 대해 이해찬 의원과의 관계를 의식해 봐주기 행정처분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세종시당 소속 A 당원은 "이 예비후보는 이해찬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수석 비서관을 역임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도 관여한 인물인 데다 여러 차례 자신을 '이해찬의 동지'로 소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세종선관위가 '선거법 준수촉구'라는 면죄부 처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시선관위 관계자는 "여러 내용을 종합해 자체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한 일로 봐주기는 있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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