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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사설 유기동물쉼터 대표 '횡령' 후 잠적... 고아 된 동물들

카페 쉼터 측 "피해 규모 파악해 고소"... 여수시 "조사 착수해 행정처분 내리겠다"

등록|2020.01.06 18:26 수정|2020.01.06 18:26
 

▲ 동물보호시설 대표가 억대횡령해 잠적한 여수의 사설 유기동물 쉼터 모습 ⓒ 심명남


전남 여수의 한 사설 유기동물 쉼터 운영자가 후원금을 갖고 잠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잠적한 후원금의 액수가 억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지역이 발칵 뒤집어졌다.

억대 횡령해 도주한 동물보호단체 대표 

5일 여수의 한 유기동물 쉼터 카페 회원들에 따르면, 운영자 A씨는 회원들이 후원금 명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지난 2019년 12월 26일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문제가 불거진 이곳 유기동물 쉼터는 지난해 9월 문을 열고 잠적한 A씨의 딸 명의로 후원을 받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2∼5만 원을 내는 회원을 비롯해 전국에서 물품을 보낸 후원자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8천만 원~9천만 원을 A씨에게 빌려준 후원자도 있어 피해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과 후원자들이 후원명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후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개를 꺼렸고, 본인 명의 계좌로 들어온 후원금만 일부 공개한 뒤 연락을 끊었다.

여미지유기견사설보호소(이하 여미지) 카페 측은 회원과 후원자들에게 후원 명세를 받아 피해 규모를 집계해 쉼터 차원에서 고소장을 낼 방침이다.

여미지 카페지기 오민철씨는 "잠적한 A씨는 카페에서 민주맘으로 활동해왔는데 후원금과 운영자금을 가지고 잠적상태다"며 "월세도 5개월 채납된 상태"라고 털어놨다.

'멘붕'에 빠진 카페 회원들... 동물 케어나서
 

▲ 여미지 카페지기 오민철씨는 카페에서 민주맘으로 활동해온 유기동물 쉼터 운영자가 후원금과 운영자금을 가지고 잠적상태다"라고 말했다 ⓒ 심명남


그는 이어 "정기 후원자가 최소 200여 명 이상이다. 전국에서 후원을 받아 후원금이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11월에 딸 명의로 된 후원 계좌를 본인 명의로 바꾸면서 개명한 것을 보면 모든 것이 계획적이라는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기동물 쉼터에는 순천, 여수에서 온 회원들이 물과 약을 주며 동물케어에 나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곳에는 운영자가 잠적하면서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100마리의 동물이 고아가 된 격이다.

오씨는 "가장 애로사항이 금전적인 관계다"며 "월세도 미납되고 사료는 한번 줄 때마다 6~10포가 나간다. 이많은 개들을 어떻게 케어할지 고민이 크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여수시 동물보호 관계자는 "저희도 제보를 받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면서 "후원액수가 엄청난데 결국 동물가지고 장난치면 안되는데 사람들의 공분이 큰 것 같다. 정확한 근거를 파악해 행정처분이 내려질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기동물 쉼터 운영자인 A씨는 여미지 카페에서 활동해온 닉네임 민주맘으로 활동해왔다. 그는 전 주인 강지냥이(닉네임)가 채무관계로 구속되면서 관리를 도맡아 왔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소유권과 운영관련 포기각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런데 포기각서 원본에 넘긴 사람의 지장은 있는데, 받은 사람의 지장이 안 찍혔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강지냥이가 계약서를 들이밀면서 포기각서는 의미가 없다며 소유권을 주장했다.

이러한 알리바이는 처음부터 짰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페 회원들은 "소유권 포기각서가 의미가 없으니 강지냥이가 다시하겠다고 한다"면서 원주인에게 소유권이 갈 경우 모든 동물케어에서 손을 떼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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