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의회, '미군철수' 결의... 트럼프 "기지 비용 물어내라"
트럼프 "미군 철수 요구하면 이라크에 제재 가할 것" 경고
▲ 지난 2018년 9월 19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국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만나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모습. 그는 3일(현지시간) 이라크의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군의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 ⓒ AFP=연합뉴스
이라크 의회가 '미군 철수 결의안'을 가결했다. 미국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거셈 솔레이마니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인사들을 폭격해 사살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이라크 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이라크 주둔 미군을 포함한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결의안은 민족주의 정파와 친이란 시아파 의원들이 표결에 부쳐 찬성 170 대 반대 0표로 통과됐다. 이라크 의회는 전체 328명이지만 수니파와 쿠르드계열 의원들은 결의안에 반대하며 퇴장해 압도적인 찬성표가 나왔다.
이라크는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격해 사살하자 이라크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사 작전을 강행한 것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며 반발했고, 친이란 시아파 국민들의 반미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이라크 의회의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이라크 정부나 미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미군기지 비용 물어내기 전에는 안 떠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만약 이라크 정부가 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never seen before ever)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제재는 약하게 보일 정도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내가 취임하기 전 수십억 달러를 들여 지은 값비싼 우리의 공군기지가 이라크에 있다"라며 "이라크가 그 비용을 물어내기 전에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란의 문화유적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그들은 우리 국민을 고문해 불구로 만들고, 거리에 폭탄을 설치해 우리 국민을 살해한다"라며 "그런데도 그들의 문화적 장소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를 대비해 문화유적을 비롯한 이란 내 52곳을 공격 목표물로 정해놨다고 밝히자 이란은 국제법과 유엔 결의를 위반한 '전쟁 범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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