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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각본·감독상 불발

봉준호 감독 "자막의 장벽 넘으면 더 많은 영화 만날 수 있어"

등록|2020.01.06 12:59 수정|2020.01.06 13:00

▲ <기생충>의 외국어영화상 선정을 발표하는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갈무리 ⓒ 골든글로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수상에 성공했다.

<기생충>은 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영화가 골든글로브 후보로 지명되고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은 무대에 올라 "놀라운 일입니다. 믿을 수 없습니다"라며 "자막(서브 타이틀)의 장벽을 1cm 뛰어넘으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는 "세계의 멋진 영화 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로 이미 영광"이라며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영화(cinema)"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기생충>은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 감독의 <더 페어웰>, 프랑스 레드 리 감독의 <레 미 제라블>,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등의 작품들과 경합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다만 <기생충>은 각본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수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각본상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차지했고, 감독상은 < 1917 >의 샘 멘데스 감독에게 돌아갔다.

또한 골든글로브 규정상 <기생충>은 영어 대사의 비중이 50%를 넘지 않아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한국 영화 최초 수상 '쾌거'...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도 커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는 보수적인 미국 영화계에서 강력한 권위를 자랑하고 다음 달 열리는 아카데미 영화제의 '전초전'으로 불리기도 하면서 <기생충>의 한국 최초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미국 언론도 <기생충>의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수상은 물론 각본상과 감독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골든글로브와 달리 영어 대사의 비중에 관한 규정이 없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라며 "많은 전문가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할 첫 외국어 영화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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