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다섯 번째 영입인사는 '청년 소방관'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 쓴 오영환 전 소방관 "안전이 필요한 국민의 손길, 꼭 붙잡을 것"
▲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 대표)는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항공대원 오영환(31)씨를 영입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오 전 소방관 모습 ⓒ 더불어민주당 제공
"제 나이 21살 때 강풍으로 파도에 휩싸인 10살 어린 소녀를 위해 바다에 뛰어든 적이 있습니다. 깊은 수심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소녀의 손길이 닿았을 때 그 작은 손의 놀라운 힘을 기억합니다. 정치를 시작하는 지금 그 간절했던 소녀의 손길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생명이 위태로운 국민이, 아픈 국민이, 안전한 일상이 필요한 국민이 내미는 그 간절한 손길을 꼭 붙잡겠습니다."
만 31세의 청년소방관, 더불어민주당의 다섯 번째 인재영입 인사가 밝힌 소감이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 대표)는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항공대원 오영환(31)씨를 영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 전 소방관은 '소방안전 전도사'로도 일선 소방관과 국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인사다. 2015년 일선 소방관들의 애환을 담은 저서 <어느 소방관의 기도 - 세상이 우리를 잊어도 우리는 영원한 소방관입니다>를 출간했고, 책 인세수익의 대부분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독거노인, 그리고 순직 소방관 유가족을 위해 내놨다.
또 소방관과 그 가족을 응원하는 캘린더리(달력+다이어리), 시각장애인을 후원하는 선글라스 브랜드 모델 등에도 참여해 소방관이란 직업을 알려왔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소방활동과 안전의식에 관한 강연활동 등도 적극 펼쳤다.
"국민 안전 위해 목숨 건 사람들 국가공무원으로 인정 않으려는 정치에 회의감"
오 전 소방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가 소방관 그리고 공공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감히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장 절박한 사람이 정치를 해야 더 절박하게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구조대원으로 현장에서 느꼈던 법과 현실의 괴리,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는 뼈아픈 현실을 이제 정치를 통해 바꿔보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이 땅의 소방관들 소망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고 싶은 것뿐"이라며 앞서 여야 대치를 겪으면서 기나긴 진통을 겪어야 했던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문제가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수락한 하나의 계기였음도 밝혔다.
이와 관련, 오 전 소방관은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일하는 사람들을 국가공무원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려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구급활동을 국가사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우리 정치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한국 정치에 꼭 한번 묻고 싶었다"면서 "국민들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꼭 들어가야 할 예산을 '포퓰리즘'이라고 표현하고 '퍼주기'라고 막말하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맞냐"고 지적했다.
오 전 소방관은 마지막으로 "사람을 구하는 소방관이란 평생의 꿈을 접게 돼 가슴이 아프지만 많은 선·후배 소방관들, 그리고 공공의 안전과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분들이 우리 사회 영웅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면 저를 (정치에) 던지는 것 또한 보람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소방공무원 뿐만 아니라, 경찰·군인·국민을 위해 현장에서 근무하는 제복 공무원들이 당당하고 마음껏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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