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우편으로 받으라"는 교육부의 황당 '차세대 시스템'
바쁜 학기말에 개통 하니 ‘먹통’ 사태, 3월 추가 개통도 아슬아슬?
▲ K-에듀파인 홈페이지 첫 화면 ⓒ 교육부
교육부가 '차세대 시스템'이라면서 올해 1월 2일부터 개통한 'K-에듀파인' 시스템의 공지사항엔 8일 현재 다음과 같은 글귀가 떠 있다. 이 시스템은 시도교육청과 유초중고 70만 명의 교직원이 행정·재정업무를 통합 처리토록 새로 설계한 것이다.
"오류가 발생하여 열 수 없는 문서들이 있습니다. 급하신 문서의 경우 발신처에 요청하셔서 FAX나 우편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해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은 "차세대 전자 시스템이라고 자랑하던 교육당국이 '우편으로 공문서를 받아보라'는 등 교직원의 업무방식을 20년 전으로 되돌린 꼴"이라면서 "이런 공지는 이 시스템의 준비과정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실천교육교사모임은 'K-에듀파인 개통, 컴퓨터는 먹통, 교사는 분통'이란 제목의 성명에서 "K-에듀파인이 말썽을 부리며 학년 말 업무에 바쁜 일선 학교의 행정업무와 재정업무를 마비시키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1시간이 넘도록 다음 순서가 진행되지 않거나, 결재하는데 다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학교 컴퓨터가 학년 말 교사의 시간을 잡아먹는 먹통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의 전대원 대변인은 "교육부는 학년 말 행정업무 마비 사태에 대하여 현장 교사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교육부는 "시행 초기 안정화 단계 전 불가피한 오류"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개통시기를 왜 학교가 가장 바쁜 학기말로 잡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전 업무시스템 개통 때도 한두 달은 오류가 있었는데, 왜 교육부가 이것을 감안해 시기조절을 못했는지 아쉬움이 있다"면서 "학교가 숨 돌릴 시기에 개통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개통 시기를 1월 근무 첫날로 맞춘 것은 관행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K-에듀파인에 올라와 있는 팝업용 공지사항 내용. ⓒ 제보자
왜 하필 1월 2일에 개통했나?
문제는 교육부가 오는 3월 1일자에도 K-에듀파인의 학교 회계지출 영역과 사립 유치원용 K-에듀파인 정식 개통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 이때는 학년 초이기 때문에 이번처럼 '먹통' 사태가 재발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K-에듀파인 시스템의 영역별 개통을 이번 1월에 몰아서 한 것이 아니라 3차례에 걸쳐 분산해서 진행했다"면서 "12월말부터 방학에 들어간 학교가 많아 1월 2일에 개통한 것이고, 업무연도 시작점이란 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3월 시스템 추가 개통 때에는 안정화가 될 것으로 보여 지금과 같은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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