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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금처럼 해선 안 돼" 20대 국회 향한 대통령의 일침

[신년 기자회견] "협치는 한국 정치의 큰 과제... 정세균 총리 발탁 이유도 협치"

등록|2020.01.14 12:17 수정|2020.01.14 14:09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가 지금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민생경제가 어렵다고 하면 함께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말로는 민생경제가 어렵다면서도 실제로는 정부가 성공하지 못하길 바라는 듯한…."

문재인 대통령이 20대 국회를 향해 던진 따끔한 일침이었다. 문 대통령은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속적으로 '여야 협치'를 강조하며 국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국회에서 (여야의) 극한 대결이 펼쳐지는데, 여·야·정 상설 협의체 등을 다시 활성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여야 협의 부분은 정말 이번 국회를 보면서 절실하게 느끼는 과제"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처럼) 제대로 일하지 않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국회와 정부가 국민을 통합의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해야지, 정치권이 앞장서서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 정말 옳지 못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이는 그간 청와대 앞 단식농성을 비롯한 장외투쟁·집회 등을 지속해온 자유한국당을 향한 지적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가 2017년 5월 대통령 취임식 전 가장 먼저 한 일이 야당 당사 방문이었다"라며 "(국회·정부가) 아예 3개월에 한 번씩은 무조건 만나자고 여·야·정 상설 국정 협의체를 만드는 데 합의했지만,  그 합의조차도 지켜지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저도 송구스럽습니다만, 국회에서 조금만 손을 마주 잡아 준다면 (여전히) 국민들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 정세균 총리 발탁 이유, 협치에 대한 역할 기대 때문"

문 대통령은 13일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협치'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치야말로 한국 정치의 가장 큰 과제"라며 "제가 그분을 후보자로 지명할 때 많이 고심했는데, (지명하면) 삼권 분립 침해라는 정치적 공격이 당연히 있으리라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분을 발탁한 이유는, 이전에 국회의장을 하셨고 늘 대화·타협·소통에 역할을 해오신 분이라서 앞으로 정부와 국회 사이에 협치의 정치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야당 인사이거나 국정철학에 공감하지 않더라도, 부처의 정책목표에 대해 공감한다면 함께 일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이게 제 의지만으로 되지는 않는다. 임기 전반기 통합·협치의 상징이 될 만한 분에게 입각을 제의했으나, 모두가 취지를 공감하면서도 아무도 수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속한 정치집단에서 마치 배신자처럼 평가받기 때문"이라며 "다음 총선을 통해 정치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께서 그렇게 만들어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개헌은 21대 국회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개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전) 지방선거 때 개헌하는 게 정말 두 번 다시 없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무산된 게 대단히 안타깝다. 그래서 개헌에 대해 대통령이 다시 추진동력을 가지긴 어렵다고 본다"며 "이제 국회의 몫이 됐다. 현 국회는 어렵겠지만 다음 국회에서라도 개헌이 지지받는다면 다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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