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온 정금화씨 "병원 코디네이터가 꿈입니다"
전주비전대학교에서 보건 관련 민간자격증 5개 취득.... '다문화 가족' 모범사례로 꼽혀
▲ 다문화가족인 정금화씨가 전주비전대학교에서 의료통역능력검정시험 등 5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후에 병원코디네이터가되어 다문화 가족 병원진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포부다. ⓒ 김복산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정금화씨(46)는 이번 2020 전주비전대학교 졸업생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다.
정금화씨는 늦깎이 학생이지만 전북 부안군 동네에서 다재다능한 여성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전주에서 꽤 멀리 떨어진 부안에서 통학하는데도 3년 동안 단 한번도 결석을 하지 않고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면서 타 학생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중국 길림성 출신인 정금화씨의 꿈은 병원 의료 코디네이터다.
정금화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다문화 가족들에게 병원 진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코디네이터가 되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국어에 능숙하지 않은 외국인이나 이주민은 국내 병원에 가면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진료받을 때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다문화 가족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코디네이터가 되겠다는 게 정금화씨의 다짐이다.
6년 전 정금화씨의 친아버지는 병환으로 전북대학교병원에서 암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당시 의료용어에 낯설고, 여러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은 정씨는 보건행정을 공부해야겠다는 판단에 전공을 선택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정씨는 2005년 입국해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 후 낯설기만 한 한국 전북 부안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그는 부안 다문화센터에서 이주여성을 상대로 한 검정고시 교육과정을 밟아 2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과정을 따내는 학업 의욕을 보였다. 전주비전대학교에서도 놀라운 학업 열정을 보였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정씨는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시행하는 의료통역능력검정시험과 국가보건의료정보관리사 시험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했다.
정씨가 합격한 의료통역능력검정시험은 '의료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라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의료통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배출 인증시험이다.
또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건교육사 3급, 병원행정사, 건강보험사 자격등도 취득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정씨는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 할 때와 암투병 한 친정아버지 간병할 때 가장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한국어 실력을 키워 병원 코디네이터로 진출해 다문화가족들이 진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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