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연쇄살인마... 공포의 절정
[리뷰] 오인천 감독의 신작 <살인택시괴담: 야경 챕터2>
▲ <살인택시괴담: 야경 챕터2> 포스터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의문의 택시를 취재하던 취재팀이 실종되고 이를 추적하는 내용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아낸 공포영화 <야경 : 죽음의 택시>는 공포영화로는 드물게 세계 8대 영화제인 몬트리올 영화제에 초청되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장르영화로 손꼽힌다.
작품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학원공포물의 감각을 보여준다. 첫째는 괴담이다.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선보인 <토시마엔 괴담>을 비롯해 <착신아리>, <분신사바>, <링> 등 귀신이 등장하는 J호러에 기반을 둔 작품들은 괴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이 괴담이 실제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도전을 하거나 우연히 발을 들이면서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토시마엔 괴담>이나 <여고괴담> <어나더> 등 괴담이 학원공포물에 자주 쓰이는 이유는 학생들이 지닌 호기심에 있다. 학생들은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굳이 위기를 자처하고 괴담의 진상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 작품의 괴담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택시 연쇄 살인사건으로, 학생들은 32번 국도에서 발생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그 현장으로 향한다.
▲ <살인택시괴담: 아경 챕터2> 스틸컷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둘째는 유튜브다. 요즘은 누구나 부업이 유튜버라고 할 만큼 유튜브는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소재다. 고등학교 방송반인 주인공 연정과 진기는 유튜브를 운영 중이고 유튜브 대박을 노리기 위해 택시 괴담을 찍고자 한다. 이들의 목적은 오직 대박이며 이 대박을 위해서는 어떠한 위험도 이겨낼 마음을 지니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이 지닌 물질적인 욕망을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춰 풀어내며 학원 공포가 지닌 재미를 살려낸다. 특히 친구가 공격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카메라를 끄지 않는 연정의 모습이나 대박을 위해서는 그 어떤 위협도 이겨낼 수 있다 말하는 진기의 모습은 귀신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보여주며 심리적인 공포를 더 끌어올린다.
영화는 이런 학원 공포물의 특성을 바탕으로 전작의 장점을 고스란히 살려내며 질적인 스릴감을 유지한다. 이 작품의 묘미라면 단연 택시를 소재로 한 공포라는 점이다. 버스나 지하철이 끊겨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택시를 타고 인적이 드문 도로를 지나갈 때 긴장감을 느껴본 이라면, 이 작품이 보여주는 공포는 꽤나 유효하게 다가온다.
특히 택시 정거장 앞에서 앞뒤로 슬금슬금 움직이다 갈 줄 알았던 택시 안에서 연쇄 살인마가 튀어나오는 장면은 서스펜스의 폭발을 효율적으로 표현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학생들의 모험이 32번 국도에 나타난 살인택시와 그 안에 탄 연쇄살인마로 실현되는 순간 펼쳐지는 호러극은 서늘함을 주며 식은땀이 흐르게 만든다.
▲ <살인택시괴담: 야경 챕터2> 스틸컷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 <살인택시괴담: 야경 챕터2> 스틸컷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이 작품은 공포영화의 공식을 충실하게 이행했다 볼 수 있다. 한밤중 사람을 죽이는 택시가 다닌다는, 많은 이들이 공포를 느낄 만한 소재를 가져와 학원공포물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괴담과 조합한다. 여기에 최근 공포물이 시도하고 있는 유튜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전작이 주었던 페이크 다큐와는 색다른 느낌을 준다.
<소녀괴담> 이후 6년 만에 학원공포로 돌아온 오인천 감독은 실험적인 촬영기법과 현대적인 감각에 맞춘 학원물로 시리즈를 이어간다. 택시 살인사건의 생존자가 범인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블러드 사쿠라>에 이어 '야경'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오인천 월드'가 지닌 세계관의 힘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