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만나 당권 요구한 안철수... 손 "유승민과 다를 게 없어"
손 "왜 자기여야 하는지 얘기 없어"... 안, 한국당과의 통합 질문엔 강하게 '부인'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를 만난 뒤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 연합뉴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안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내게 (바른미래당의) 지도 체제 개편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고 하더라"면서 "안 전 대표가 그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는데,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하냐고 물었더니 자기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에 "검토해 보겠다"면서도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얘기한 것이 유승민계가 (과거 탈당 과정에서) 얘기한 것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면서 "왜 지도체제가 개편돼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왜 자신(안 전 대표)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간의 비공개 회동은 45분여 이어졌다. 지난 19일 안 전 대표가 귀국한 뒤 처음이었다. 이날 회동은 안 전 대표 측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 "안철수, 대선·서울시장 선거 지나며 기대 줄어" 언중유골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손학규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면서 손 대표는 "재작년 단식 등을 통해 극한의 대결 정치를 바꾸는 민주주의로 가기 위해 선거제도를 바꾸려 했고, 그 첫걸음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며 "물론 누더기가 되긴 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기초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선을 준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가 이번 '4+1' 협의체의 선거제 개편에 기여한 바 없이 총선에 참가해 '무임 승차'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반영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안철수계·유승민계 할 것 없이 퇴진 압박을 받아온 손 대표는 2019년 말 미국 체류 중이던 안 전 대표가 국내 정치에 복귀할 경우 당의 전권을 넘기고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후 "사퇴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며 한 발 뒤로 물러난 바 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가리켜 "우리 당"... 한국당과 통합엔 "같은 질문 100번 들어"
보수 진영의 통합 움직임에 "관심 없다"고 밝히며 향후 행보에 궁금증을 자아냈던 안 전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을 "우리 당"이라 지칭하며 "우리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언급했다. 바른미래당 리모델링과 신당 창당 사이에서 전자를 선택한 모양새다. 손 대표는 "안 대표에게 신당 창당 얘기를 물었더니 특별한 답을 안 하더라"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보수 진영과 통합하려는 것 아니냐는 정가의 시선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와 회동 직후 '여전히 한국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보수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입장이 있나'란 취재진 질문에 대해 "한 100번 정도 질문 들은 것 같다", "차라리 녹음기를 들고 올 걸 그랬다"며 거듭 일축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같은 얘기를 할 생각이 없다. 지난 4년 전(20대 총선)에도 수백 번 받은 질문"이라며 "그때도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여당에게 유리하다고 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났는데 왜 이렇게 달라진 게 없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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