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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연구팀 "'신종 코로나' 중국 감염자 7만명 넘는다"

가브리엘 륭 교수팀, 유명 의학학술지에 발표... 이 수치 적용하면 치사율 크게 떨어져

등록|2020.02.01 16:02 수정|2020.02.02 13:3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밝히는 중국 최고 보건당국자마샤오웨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주임이 26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A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중국의 우한에서만 최대 7만5800여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이는 중국 당국이 1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확진자 수보다 7배 가까이 많다.

홍콩대학 가브리엘 륭 교수팀은 지난 1월 25일 기준으로 감염자 숫자가 이 같은 수치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 의학학술지 <랜싯(Lancet)> 31일자를 통해 발표했다.

확진자 수 부정확하다면 치사율도 크게 달라져

연구팀은 생물학이나 물리학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마코프 체인 몬테 카를로' (Markov chain Monte Carlo)라는 통계기법으로 감염자 숫자를 추정해냈다.

이 기법은 샘플링을 통해 모집단의 숫자를 추정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예를 들어 A라는 지역에서 생산된 콩의 양을 알기 위해, 그 콩이 팔린 몇몇 지역에서 콩의 양을 샘플로 이용함으로써 A지역에서 생산된 콩의 양을 추정하는 것이다. 몇몇 지역에서 팔린 콩들이 팔려나간 경로나 단계 등을 제대로 파악할수록 A라는 지역의 총 콩생산량을 보다 근사하게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월 28일까지 우한에서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간 감염자 숫자를 바탕으로 역으로 우한에서의 감염자 숫자를 추론해냈으며, 여기서 나온 숫자를 기준으로 다시 우한 외 중국 주요 도시의 감염자 수를 추산했다.

그 결과 우한에서는 7만5815명(이하 신뢰구간은 모두 95%)이 감염됐고, 감염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계수는 2.68로 추정됐다. 또 감염자 숫자가 2배가 되는 기간은 6.4일로 계산됐다. 총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센젠은 감염자 숫자가 각각 461명, 113명, 98명, 111명, 80명으로 나타났다.

륭 교수팀은 "감염되고도 병원이나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감염자 상당수가 공식적으로는 집계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사람, 확진자, 그리고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확실하고도 상세한 기록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확한 감염자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 지난 21일 오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 앞에 경찰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한 상인이 당국의 허가를 받아 자신의 가게에 잠시 들어가 놓고 나온 물건을 챙기고 있다. ⓒ 연합뉴스



홍콩대학 연구팀의 이 같은 추정치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첫째, 중국 당국등에 의해 알려진 것보다 실제 감염자 숫자는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특성이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통계상으로는 치사율이 2~3%대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난 것은 감염자 숫자가 부정확한 데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자 숫자가 홍콩대학 추산과 비슷하다면, 치사율은 0.3%대로 크게 떨어진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1만1791명, 사망자는 259명이다.
덧붙이는 글 보다 상세한 정보는 아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0260-9/full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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