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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질문에 원론만 강조한 황교안... 보수통합도 삐거덕

7일 오후 3시 '종로 출마' 기자회견 예정... 새보수당과 통합 갈등 기류도

등록|2020.02.07 12:35 수정|2020.02.07 14:24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2020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10번째 영입인재인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왼쪽 두번째)과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7일 오후 2시 24분]

-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서 종로 출마 외엔 불출마가 낫지 않느냐는 의견을 냈다.  어떻게 보나."
"공관위는 공관위의 역할이 있다. 충분한 논의를 하는 걸로 안다. 저는 저대로 자유한국당의 이번 총선 대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찾고 있다.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필요에 따라선 불출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건가?
"...(3초간 침묵한 뒤) 대한민국을 살려야 하는 게 지금의 시대적 정신이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총선에서 승리해 대한민국을 살려내야 한다. 시대정신에 어긋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다."

1분 10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기자들과 질의응답에 쓴 시간이다. 황 대표는 이날 유일한 공식 일정이던 영입인사(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환영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2개 질문에만 원론적으로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곧이어 바로 '유승민 의원(새로운보수당)과는 언제 회동하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답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은 30~40여 명의 취재·사진·영상 기자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3일 장외집회에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약속한 황 대표의 출마지 결정이 계속 미뤄진 가운데, 당 공관위가 7일 공식회의도 취소한 채 황 대표에게 '서울 종로 출마, 아니면 불출마' 중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4·15 총선이 70여일 남은 상황에서 황 대표의 거취는 '핫이슈'일 수밖에 없었지만, 황 대표는 이날도 "당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란 원론적인 답변만을 반복했다. 질문을 받자마자 황 대표가 "공관위는 공관위의 역할이 있다"라고 답한 데에선 약간의 불쾌감도 읽힌다. 당 대표 측근은 공관위가 공천 심사가 아니라 당대표를 흔들고 밀어붙인다며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 거취에 대해선 원내대표 등 다른 당 지도부도 입을 닫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 출마 혹은 불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언론을 통해서만 봤다, 내용을 잘 모른다"라고만 답했다. 7일 오후 황 대표의 출마지를 최종 결정하려 했던 당 공관위는 전날 돌연 회의를 취소한 뒤 이를 10일로 미뤘다. 황 대표가 주말 간 '결단'하라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7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국당-새보수당, 통합이냐 연대냐... 정병국·정운천 한국당행?

황 대표 거취와 함께 '보수 통합' 과정에서의 갈등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황 대표에 이주 초 당 대 당 통합이 아닌 선거 연대(지역단위 후보단일화)를 제안했다가 황 대표가 거절한 게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새보수당 내 잡음이 나오는 탓이다. 앞서 '통합 3원칙'을 제시했던 유 위원장은 통합보다 연대에 마음이 기운 상태지만, 같은 당 일부 의원들은 통합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이 오는 주말까지 한국당과의 통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같은 당 정병국·정운천 의원이 먼저 탈당해 한국당에 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새보수당 당대표단회의에 유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회의에서 하태경 의원은 "총선 때 '올드보수' 전면 교체를 위해 다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며 자강을 강조했으나, 정운천 의원은 "통합의 벽을 못 넘어 보수가 분열한다면, 그 책임에서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유의동 책임대표는 이날 당 회의 뒤 '유 위원장이 선거연대를 제안했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라고만 답했다. 그는 이어진 질문에 "유 위원장과 황 대표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 그 과정 얘기를 외부에 공개하는 게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비공개하기로 했다"며 "양자 간 협의가 마무리되면 말씀드리겠다, (협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이 왜 불참했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 일정이 있으면 못 올 수도 있다, 불참에 중요한 의미를 담은 것 같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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