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참 고마운 분"... 청소노동자가 밝힌 특별한 사연
김순자 지부장, <기생충> 오스카상 4관왕에 축하인사 전해
▲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보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 가운데가 김순자 지부장 ⓒ 울산과학대 지부
"예전 일 생각하면 봉준호 감독님 참 많이 고마운 분입니다. 그래서 더 기뻤습니다."
울산과학대에서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는 청소노동자 김순자 지부장이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이룬 봉준호 감독에게 특별한 감사와 함깨 축하 인사를 전했다.
당시 봉 감독은 "영화감독 봉준호입니다. 설국열차 촬영 때문에 체코에 머물고 있습니다. 저는 체코대사관에 가서 재외투표에 참여할 계획입니다"라며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인 청소노동자 김순자님의 당선을 기원하며 진보신당에 정당투표를 할 것입니다"라고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봉 감독은 또한 "청소노동자 분들이 화장실 구석이나 계단 아래에서 식사하시는 모습이 항상 가슴 아팠습니다"라며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분이 국회에 진출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헌사 아닐지"
▲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 ⓒ CJ 엔터테인먼트
김순자 지부장은 "당시 (봉준호 감독이) 그런 마음을 보내주셔서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이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 됐다"며 "<기생충>을 노조원들과 함께 봤는데, 잘 이해 못하는 분들에게는 직접 설명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2년 이후 제대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 드렸는데, 살아있을 때 꼭 한번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청소노동자들과 함께 찍은 봉 감독 아카데미상 수상 축하 사진을 공개했다.
민주노총 울산과학대지부는 2014년 이후 대학 측이 약속을 어겼다며 6년 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김 지부장은 "우리 주장은 간단하다. 예전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해 투쟁을 통해 복직했을 때, 대학 측은 다시는 청소노동자들을 해고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며 "그런데도 약속을 어겨 이를 이행하라고 요구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민주노동당으로 시작해 오랜 시간 동안 진보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해 왔으나 현재도 당원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보정당의 한 관계자는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청소노동자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보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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