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살신성인 용단" 칭찬한 김형오, 다른 뜻 있다?
김성태·박인숙·정갑윤·유기준 거론하며 상찬... TK 물갈이 위한 사전포석 해석
▲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자료 사진) ⓒ 남소연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한분 한분은 모두 훌륭한 의정활동과 탁월한 리더십을 지닌 신념과 행동의 정치인입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이 아프고 또 고맙습니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최근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전날 총선 불출마와 현 지역구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정갑윤(5선. 울산 중구)·유기준(4선. 부산 서구동구) 의원에 대해선 각각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5선 정 의원은 그 경륜으로 좀 더 큰일을 해내기를 바라는 지지자들의 염원을 애써 뿌리쳤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 의원은 법률가의 정신으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들의 불출마 선언은) 나를 불살라 전체를 구하려는 살신성인의 용단"이라며 "그동안 우리 당이 미흡했던 보수의 핵심 가치인 책임과 헌신을 몸소 실천하는 행위"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자명하다. 좋은 후보, 이기는 후보를 공천해 반드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나라와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는 일"이라며 "이 길만이 대의를 위해 자신의 정치적 꿈을 접은 분들의 뜻을 존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갈이' 버티는 TK 중진 향한 압박 성격도?
이 입장문은 공관위의 고민을 덜어 준 불출마 의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했지만 거꾸로 공관위의 '물갈이' 방침에도 버티고 있는 다른 현역 중진들을 향한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당장 공관위는 이날부터 PK(부산·울산·경남)·TK(대구·경북) 지역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따로 연락을 취해 중진들의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동아일보>는 이날 "공관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지난 주 TK 지역의 일부 3선 이상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제적인 불출마 선언을 권유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의원의 점수를 통보하는 대신 명예롭게 불출마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식으로 설득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해당 보도의 진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출마 하는 사람들의 인격과 명예를 존중 해줘야지, 그런 식으로 막 기사가 나가면 불출마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답했다. 사실상 자신이 따로 연락을 취해 불출마를 종용한 사실을 인정한 셈이다.
참고로, 이날(18일) 오전 기준,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미래통합당 의원은 총 18명이다. 김 위원장이 입장문을 통해 거론한 4인 외에 김무성(6선), 유승민·한선교·김정훈(이상 4선), 여상규·김세연·김영우(이상 3선), 김도읍·김성찬(이상 재선), 유민봉·윤상직·정종섭·조훈현·최연혜(이상 초선) 의원 등 14명의 의원들이 앞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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