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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셀프제명' 현실로... "제 갈 길 가는 게 옳다"

의원총회 열고 비례대표 9인 제명... 지역구 의원 4명도 조만간 탈당 전망

등록|2020.02.18 12:56 수정|2020.02.18 14:11

▲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왼쪽 다섯번째)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 수정 : 18일 오후 2시 11분]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셀프 제명'은 현실이 됐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비례대표 의원 제명 안건을 의결했다. '호남 지역 정당은 안 된다'며 통합 합의문 추인을 보류했던 손학규 당 대표 측은 셀프 제명에도 반대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 해석을 의뢰했다.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18일 비공개 의총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상돈·이태규·임재훈·최도자 의원 등 이상 9인이 제명됐다"며 "저희는 바로 의사국에 가서 무소속으로 등록할 것"이라고 알렸다.

의총을 열고 비례대표 의원 제명 안건을 의결했다는 뜻이다. 이날 의총에는 지역구 의원 4명과 비례대표 9명 등 총 13명이 참석했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중 채이배·박선숙 의원과 다른 당에서 활동하는 비례대표 장정숙(대안신당)·박주현(민주평화당) 의원은 제명되지 않았다. 김동철·박주선·주승용·권은희 의원 등 4명도 조만간 탈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하면,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김삼화·김수민·김중로·이동섭·이태규·신용현 의원) 모두가 제명된 것이다. 그중 김중로 의원은 지난 17일 당적변경을 전제로 미래통합당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이날 함께 제명된 비례대표 의원 중 일부는 호남3당 교섭단체인 '민주통합 의원모임'에 합류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관련 기사: 호남3당 '민주통합 의원모임' 교섭단체 구성).

박주선·주승용 "자괴감"... 김동철 "국민의당 성공시킨 국민들에게 사죄"
 

▲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가운데)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17일 제명 의결에 참여한 호남계 지역구 의원(김동철·주승용·박주선)들은 "자괴감" "파국" 등의 단어를 쓰며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통합추진위원장이던 박주선 의원은 "무리한 통합 결과 당이 반쪽으로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당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안철수 전 의원마저 당을 박차고 나갔다"라며 "계파·이념 없는 정치를 주장했던 당 구성원들은 참담하고 부끄럽다, (바른미래당이) 국민들에게 정치불신·비난만 자초한 게 아닌가 하는 자괴감을 버릴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도 "헌정사에 없던 일(셀프 제명)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라면서도 "지역구 의원도 당을 떠나는 입장에서 비례의원들만 남겨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성공시켜줬던 국민들에게 사죄드린다"라면서도 "이제는 각자 갈 길 가는 게 옳다고 본다"라고 말해 '비례대표 제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 측은 의총의 제명 의결이 무효라는 입장이다. 제명을 위해서는 의총뿐 아니라 윤리위원회의 제명 징계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황한웅 사무총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비례대표는 정당 공천을 받아 선택된 분들이니 '셀프 제명'은 성립될 수 없다,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제명이) 성립될 수 없다는 공문을 각 의원들에 발송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전날(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 세대·젊은 세대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라며 "의석수 몇 개를 더 얻고자 지역주의 정당으로 이합집산하는 건 정치 개혁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면서, 추가 탈당은 불가피해 보인다. 추가 탈당 및 비례대표 의원의 제명이 현실화될 경우, 원내교섭단체였던 바른미래당은 원외정당으로 전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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