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표 챙기는 황교안
[김병기의 1000자] '중국 발 입국 금지'에 대해... 우린 지금 총선을 치르는 게 아니다
▲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2020.2.25 ⓒ 연합뉴스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잡아야할 건 표가 아니라 바이러스다. 혐오와 공포를 부풀리지 말아야 한다.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장 시급한 조치는 중국발 입국 금지"라고 밝힌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바이러스를 전국으로 퍼나르는 신천지교회에는 침묵한 채 하늘과 바다에 철조망부터 치자는 건 정략적 이득만 취하려는 술수이다.
지금까지 확진된 환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은 총 597명이다. 확진자 1146명(26일 오전 9시 기준)의 52.1%에 달한다. 청도 대남병원 관련을 더하면 711명으로 62.1%이다. 반면, 기존 해외 유입 관련된 건은 전체 2.9%인 33명이다. 이중 25일 기준으로 중국인 확진자는 6명이다. 1명은 중국이 아니라 일본 입국자다. 다른 1명은 국내 감염 사례이다.
바이러스는 중국인과 한국인을 가리지 않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입국자 중 절반 정도는 내국인이기에 그 위험까지 차단하는 건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 때도 "일본,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들도 우리와 유사한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보는데, 그 많은 나라의 입국자를 다 검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알고도 '중국발 입국금지'를 줄기차게 주장한다면 황 대표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중국인만을 막는 게 목표라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내환으로 상처가 깊어지는 데, 외환까지 만들어가면서 현 정부를 '친중'으로 몰고 그 정파적 이득을 누리겠다는 속셈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총선을 치르는 게 아니라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공포 마케팅에 골몰하지 말고 정파를 떠나 한마음으로 국난을 극복하는 게 진정한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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