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제 "찬성" 42.6% - "반대" 47.3% 팽팽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보수-진보 진영별로 찬반 엇갈려
▲ ⓒ 오마이뉴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시작된 가운데, 재난 상황을 맞아 일시적으로 국민 모두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재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3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00명(총 통화 8797명, 응답률 5.7%)을 대상으로 재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Q. 최근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재난 극복과 경기 부양을 위해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차별 없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재난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선택진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찬성한다
2번. 찬성하는 편이다
3번. 반대하는 편이다
4번. 매우 반대한다
5번. 모름/무응답
조사 결과, 재난 기본소득 도입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2.6%, '반대한다'는 응답이 47.3%로 나타났다. 반대가 찬성보다 다소 높게 나왔지만 두 응답의 격차는 4.7%p로 오차범위(±4.4%p) 안이었다. 모름/무응답은 10.1%였다. 4점 척도로 살펴보면 "매우 찬성" 13.8%, "찬성하는 편" 28.8%, "반대하는 편" 25.7%, "매우 반대" 21.5%였다. 약한 찬성과 약한 반대가 엇비슷한 가운데 강한 반대가 전체 무게추를 반대 쪽으로 기울게 한 모양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난 기본소득제 도입에 대한 인식은 이념성향과 지지정당에 따라 뚜렷하게 갈렸다. 찬성은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지지층에서 높았다. 반대는 보수층과 미래통합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본인의 이념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57.8%가 도입에 찬성했고 반대는 35%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이 57.4%로 반대 응답(33.8%)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도입 찬성이 30.4%에 그친 반면 반대는 59.0%였다. 미래통합당 지지자의 경우 찬성이 25.5%, 반대가 66.8%로 나타났다. 보수층에서도 찬성 의견이 30% 넘게 나오긴 했지만,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는 보편적 복지와 현금 지원 방식의 복지정책에 대한 높은 반감이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중도층에서도 찬성(41.6%) 보다 반대(50.8%)가 높았고, 무당층 역시 찬성(30.6%) 보다 반대(44.2%)가 높았다.
지역별로 살펴봤을 때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에서도 재난 기본소득 도입에는 반대가 많았다는 점이다. 대구·경북 지역 응답자 중에서는 도입 반대가 49.5%로 찬성(39.9%)을 크게 앞섰다. 이밖에 부산·울산·경남(반대 57.5% - 찬성 37.3%)과 서울(반대 57.0% - 찬성34.6%), 대전·세종·충청(반대 54.8% - 찬성 33.5%)도 반대 쪽이었다.
반면 광주·전라(반대 30.1% - 찬성 65.3%)와 경기·인천(반대 38.9% - 찬성 47.5%)에서는 찬성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40대와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이 반대쪽이었다. 특히 20대(만 18~19세 포함)에서 반대가 가장 많이 나왔다. 40대는 찬성이 가장 높게 나왔지만, 찬성 49.6% - 반대 43.0%로 오차범위 안에 있었다. 60대 이상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했다.
코로나19 계기로 재난 기본소득 공론화 시작
▲ 강남구 구룡마을 방역작업 나선 수방사 장병들수도방위사령부 211연대 장병들이 3일 오후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최근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조기에 극복하고 침체에 빠진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해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재난 기본소득 50만원을 지급하자'는 청와대 청원을 올리면서 논의에 불을 붙였고,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준비 중인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안에 재난 기본소득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는 홍콩이 코로나19 극복 대책으로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6만원)를 지급하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재난극복 수당' 개념의 지원을 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대신 저소득 계층에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재난 기본소득 도입 요구가 제기되자 "소상공인과 저소득층의 소비 여력을 보태줄 수 있는 대책을 추경에 담을 것"이라며 "그 (재난 기본소득의) 취지가 담긴 사업들이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선정했다. 통계보정은 2020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사후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