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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불안한 장애인들... "활동보조인 위생지침 필요"

일부 장애인들 불안감 호소, 홍성군 "관련 기관에 철저히 주지시키고 있다"

등록|2020.03.05 11:48 수정|2020.03.05 11:54

▲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는 손소독제가 놓여 있다. 관공서를 중심으로 철저한 위생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장애인들은 집에 있어도 불안하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 이재환


코로나19로 면역력이 약하고 기저 질환까지 있는 장애인들은 요즘 불안에 떨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장애인들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외출이 어려운 척수장애인의 경우, 장애 정도에 따라 월 120~170시간의 장애인 활동보조를 쓸 수 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위생관념이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활동보조인들이 지켜야 할 위생수칙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일부 장애인들은 기자에게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라도 장애인 활동보조인들의 교회나 목욕탕 같은 다중 시설 이용금지와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지침을 별도로 내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호소하고 있다.

"어디 다녀왔는지 묻기도 어렵고..."

충남 홍성군에 살고 있는 장애인 A씨는 "휠체어 장애인들은 면역력도 약하고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 같은 시기에 활동 보조인들의 위생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지방정부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위생장갑을 사용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활동보조인이 교회와 같이 대인 접촉이 많은 곳을 오가는 경우도 걱정스럽다.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일부 대형 교회는 여전히 주말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적어도 활동보조인들은 교회 출입을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 홍성에 살고 있는 장애인 B씨도 "사생활 침해를 하는 것 같아서 활동보조인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디에 다녀왔는지를 묻는 것도 어렵다"며 "지침이 있다면 지침을 근거로 위생수칙을 요구할 수 있겠지만 관련 지침조차 없어서 말을 건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활동보조인이 마스크를 쓰긴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장애인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활동보조 요청까지 꺼리고 있다. 예상치 못한 감염이 두려워서다. 충남 홍성의 한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활동보조인을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통보하는 장애인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활동보조인과 관련한 '코로나19 관련 위생수칙'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홍성군청 관계자는 "따로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활동보조인들이 장애인 집을 방문할 때 마스크를 쓰고 갈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마스크조차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는 관련 단체와 기관에 계속 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주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경 다님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은 "활동보조인과 충분한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지침이 아니더라도 장애인은 활동보조인에게 위생수칙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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