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0명인데 국경봉쇄, 덴마크의 '초강수'
"2차대전 이후 첫 국경 통제"... 모든 학교 16일부터 2주간 휴교
▲ 덴마크와 스웨덴 국경 검문소. ⓒ 권우성
코로나19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덴마크가 예방조치의 하나로 국경을 봉쇄했다.
덴마크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4일(현지시각) 낮12시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사실상의 국경통제로 오는 4월 13일까지 한 달간 시행한다.
프레드릭센 총리는 "만약 동시에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우리의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 우리는 그걸 방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나는 덴마크의 방역 당국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나의 역할이다"라고 국경 통제 이유를 밝혔다.
인구가 550만 명인 덴마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최근 가파르게 증가해 14일 현재 801명이다. 이 중 4명이 집중치료를 받고 있으며 2명은 중증이다. 사망자는 아직 없지만 인구 대비로 보면 한국과 비슷한 비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유명 관광지 뉘하운. ⓒ 권우성
덴마크의 유력 일간지 폴리티켄은 유럽에서 국경을 통제하는 나라는 폴란드, 체코에 이어 덴마크가 세 번째라면서 "2차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유럽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나라들이 덴마크처럼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14일 현재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확진자 1만7660명, 사망자 1266명으로 가장 심각하며, 스페인(확진자 4231명, 사망자 120명), 프랑스(확진자 3661명, 사망자 79명), 독일(확진자 3062명, 사망자 8명) 등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국경통제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 덴마크 대한민국 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현재 덴마크에 체류 중이거나 여행 중인 외국인의 출국에 대해서는 제한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덴마크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의 출입은 국경통제 기간에도 허용된다. 단 덴마크 정부는 현재 외국에 여행 중인 10만 명의 덴마크인에 대해 가급적 여행을 중단하고 가능한 빨리 귀국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덴마크의 모든 학교는 16일부터 2주간 휴교에 들어간다. 경찰, 소방 등 특수 공무원 일부를 제외한 모든 공공부문 종사자들은 지난 12일부터 2주간의 유급휴가에 들어갔다. 민간부문 종사자들은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100명 이상이 모이는 실내집회는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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