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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은 잘못됐다" 쏟아지는 공공의료 강화 공약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중요성 재확인... 경남권 총선후보들 관련 공약 발표

등록|2020.03.17 11:24 수정|2020.03.17 13:33
감염병 코로나19 사태 속에 4‧15 국회의원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공공의료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특히 경남에서는 2013년 옛 진주의료원이 폐쇄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속에 '진주의료원이 그대로 있었더라면'이라고 하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옛 진주의료원은 2013년 5월 폐업 당시 325병상이었고, 2009년 '신종플루 치료 거점병원'으로 지정되어 1만2000명을 진료하고 498명의 신종플루 확진자를 치료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김경수 지사는 "옛 진주의료원 폐업이 더욱 아쉽고 안타깝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는 도민의 최소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반드시 확충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 2013년 5월 30일,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 뒤 정문 쪽에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 명의로 내건 '출입금지 안내문'. ⓒ 윤성효


김정호 "김해, 가야의료원 유치 공약"

경남 곳곳에서 총선 후보들이 '공공의료(병원)'을 공약을 내걸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김해을)은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의료서비스 폭을 확대하겠다"며 10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 '경희대학교 가야의료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학병원 건립은 김해시민의 숙원사업"이라며 "인구 56만의 김해에 대학병원급 3차 진료소가 없어 위급한 중증질환에 대한 진료가 원활하지 못했다. 이에 10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유치해 김해시민의 건강권을 지키고자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경희대 가야의료원이 건립되면,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과 서비스폭 확대뿐만 아니라, 임상교수, 파견 전문의, 자체 채용 의사, 간호 인력 등 전문의료인력 1000여 명을 포함한 상시인력 총 2300여 명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권현우 "양산, 웅상의료원 설립 공약"

양산 웅상지역에 '의료원' 설립을 해야 한다는 후보가 있다. 정의당 권현우 후보(양산을)는 "국가재정법 개정으로 (가칭)웅상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권 후보는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19까지 최근 약 5년의 주기로 신종 전염병이 우리의 생명, 생활, 삶의 질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양산부산대병원과 베데스다 병원은 전국 최고의 응급실 병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양산의 응급환자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이웃 도시로 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웅상의료원에는 민간병원에서 운영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꼭 필요한 분만실, 신생아실, 24시간 어린이병원, 중증외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집중치료실, 격리병실이 반드시 들어오도록 하여 양산 시민들 뿐만 아닌 동부경남과 주변 지역 시민의 삶의 질, 건강, 생명을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석영철-정혜경-이흥석, "창원대 공동의과대학 설립"

창원지역 후보들은 '창원대학교 공동의과대학 설립'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민중당 석영철(창원성산)‧정혜경(창원의창) 후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공공의료 확대가 답이다"며 창원대학교에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제시했다.

석영철‧정혜경 후보는 "인구 105만 도시이자 경남의 수부도시이며, 동남권의 중심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원에는 의과대학이 없다. 100만 이상 도시 중 의과대학이 없는 곳은 창원이 유일하다"며 "그로 인해 경남의 의료인력 확대나 지역인재 육성에 심각한 어려움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다.

석영철‧정혜경 후보는 "공공의대는 의료인의 사회적 책임, 사회학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산업보건, 사회의학, 예방의학, 일차의료에 대한 교육 등을 기존 의대 교육보다 강화한다"고 했다.

이들은 "공공산재병원, 공공어린이병원, 공공동네의원 등 공공의료기관 확충에 필요한 경남의 공공의료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창원을 경남 공공의료의 중심도시로 만들고, 수부도시로서의 역할을 다 하게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후보(창원성산)도 같은 공약을 냈다. 이 후보는 "공공의료대학 설립과 응급의료시설 확대를 통해 24시간 진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이흥석 후보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료 인력의 부족과 공공의료시설의 부족에 대한 실태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며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이런 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료시설과 공공의료인력에 대한 문제를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1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창원시에 의과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사항"이라며 "지역 내 의료인력 확대를 위해 창원대를 거점대학으로 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준형 "서부경남공공병원 진주 조기 신축"

진주에서도 공공병원 설립 요구가 있다. 민중당 김준형 후보(진주갑)는 "서부경남공공병원 진주 조기 신축"을 촉구했다.

김준형 후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권자들과의 대면접촉이 어려워짐에 따라 자전거를 타고 선거구 곳곳을 돌며 서부경남공공병원 진주 조기신축을 촉구하는 홍보전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준형 후보는 "7년 전 불법으로 강제폐업된 진주의료원을 대신할 서부경남지역 공공의료를 다시 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도 진주시와 진주시의회, 시민사회와 함께 지난 7년간 지역의 중요 현안이었던 공공병원 설립이 진주에 신축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한편 진주진보연합은 3월 20일까지 '서부경남공공병원 진주신축 촉구 진주시민 1000명 선언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민중당 진주시위원회는 진주시내 거점 10여곳에서 동시다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옛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반면교사 삼아야"

옛 진주의료원 폐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2월 26일 낸 논평을 통해 "옛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을 '코로나19' 대응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옛 진주의료원은 2013년 2월 26일,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때 '강제폐업 방침 발표'가 있었고, 그해 5월 완전히 문을 닫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만약 진주의료원이 강제폐업되지 않았더라면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기관 비중은 5.7%에 불과하고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격리해 치료할 수 있는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은 29개 의료기관 198병상 뿐이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가지정을 제외한 민간 의료기관의 음압병상까지 포함해 우리나라 전체 음압병상 1027개를 감안하더라도 폭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환자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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