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다리회. 이맘때 도다리는 어떻게 먹든지 다 맛있다. ⓒ 이돈삼
남도에 봄이 왔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꽃봄이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산하를 하얗게, 노랗게,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꽃봄이다. 이제부터 더 아름답게, 더 화사하게 펼쳐질 일만 남았다.
꽃물결을 따라 남도의 식탁에도 봄이 올라왔다. 달래, 냉이, 쑥과 함께 온 먹을거리는 봄을 대표하는 생선 도다리다. 도다리와 쑥을 한데 끓여낸 도다리쑥국은 '봄의 전령사'로 불린다. 도다리쑥국은 풋풋하면서도 싱그런 봄의 향연이다. 코로나19로 잃은 입맛도 금세 되살려준다.
▲ 살이 오른 도다리. 몸에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 이돈삼
▲ 도다리 회를 뜨는 모습. ⓒ 이돈삼
지난 겨울 알을 낳은 도다리의 살이 통통하게 올라있다. 반질반질한 게 기름지게 생겼다. 미식가들이 이맘때 도다리를 찾는 이유다. '삼월 넙치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봄에는 도다리를 으뜸으로 친다. 여름에 민어, 가을에 전어를 찾는 것과 매한가지다. 해양수산부도 3월의 수산물로 도다리를 선정했다.
능숙한 솜씨로 뜬 도다리회도 젓가락을 부른다. 회는 취향대로 먹는다. 싱싱한 상추나 깻잎, 배추에 싸 먹기도 한다. 절인 산마늘잎에 싸 먹어도 별난 맛이 있다. 소스만 살짝 찍어서 회의 졸깃졸깃한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도 있다. 묵은김치나 갓김치와 함께 먹어도 맛있다. 어떻게 먹더라도 맛있는 도다리회다.
몇 잔의 술이 비워지는 사이, 도다리쑥국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도다리와 쑥을 넣어 맑게 끓여내는 국이다. 섬마을 바닷가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란 햇쑥을 넣었다. 맑은 국물에서 우러나는 쑥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 식탁으로 올라온 도다리 회. ⓒ 이돈삼
▲ 살이 오른 도다리와 쑥이 만나 도다리쑥국으로. ⓒ 이돈삼
도다리는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지방 함량은 적다. 비타민B는 풍부하게 들어있다.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 A·C를 듬뿍 머금고 있다. 간 질환에 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인병을 예방하고, 세포의 노화도 막아준다. 눈을 건강하게 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국물 맛이 시원하다. 깔끔하다. 제철 생선 도다리와 봄향기를 머금은 햇쑥의 '찰떡' 궁합이다. 봄에 맛보는 별난 맛이다. 도다리 살도 보드랍다. 입안에서 절로 녹는다. 콩으로 만든 두부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도다리쑥국 한 그릇에 몸이 가뿐해진다. 마음은 즐겁다.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도다리쑥국이 활력으로 채워준다. 보양식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다. 남도 식탁의 봄도 도다리쑥국에서 무르익고 있다.
▲ 도다리쑥국이 끓고 있다. 쑥이 머금은 봄의 향이 코를 간질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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