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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황교안, 박진 공천 요구"... '황교안 사천' 논란 번지나

공병호 공관위원장, 한선교 전 대표로부터 "박진·박형준 요청 받았다" 확인

등록|2020.03.20 10:38 수정|2020.03.20 11:37
 

▲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을에 공천받은 박진 전 의원. ⓒ 연합뉴스

비례대표 공천 갈등으로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특정 인사를 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넣어줄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사퇴를 선언한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박진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의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서울 종로에서 유세 중인 황 대표가, 박진 전 의원의 조직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공천을 줘야 한다는 논리였다. 한 전 대표는 미래한국당 공천 독립성 논란과 여론의 비판을 의식해 이를 거절했다는 것. 또한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한 공천 요구도 있었다는 게 보도의 요지였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공병호 공관위원장은 20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스쳐가면서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박형준 후보하고 박진 후보에 대해서 '이렇게 이렇게 자기가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선교 대표한테 들은 적은 있다"라고 밝혔다. "모든 창구가 한선교 대표를 통해, 문 역할, 게이트 역할을 했다"라며 "그 분이 수요도 수렴해서 나한테 요구도 하고 이렇게 했다"라는 것.

다만, 해당 요구를 한 주체가 황교안 대표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이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공병호 위원장은 "'박진하고 박형준 위원에 대해서 요청 받았는데 이런이런 조건 때문에 제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라고 한선교 대표가 말씀하시는 걸 제가 들었다"라고만 말했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9일 박진 전 의원을 서울 강남을에 공천했다. 서울 강남을에는 최홍 전 맥쿼리투자자산운용 대표가 전략공천됐으나,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공천이 취소됐다. 이석연 통합당 공관위원장 직무대행은 "박 전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외교 전문가에 3선 의원 출신으로 안정감이 있다"라고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박진 전 의원은 16대부터 18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서만 내리 삼선하며 금배지를 달았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경기고등학교 선배이기도 하다.

"박진이 황교안 요청 거절했다는 말도 돌았는데, 이제는..."

한편, 한선교 전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의 주장은 선거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황 대표가 종로구에서 3선을 한 박 전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는 그 전부터 당 안팎에서 돌았다"라며 "그랬던 박 전 의원이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다시 당의 텃밭인 강남을에 통합당 후보로 전략공천 된 것을 두고 다시 지역에서 '두 사람 간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사천(私薦) 논란 이후 비게 된 강남 지역에 황 대표 등 최고위의 입맛에 맞춰 사천했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도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의 경우, 2011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는 등 기존 공관위의 기조대로라면 공천 자체가 불가능했고,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된 유경준 전 통계청장 역시 본인의 형인 유기준 의원의 불출마를 대가로 한 공천 아니냐는 말들이 지역에서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17년 가까이 강남 지역에서 살았는데, 당원들 사이에선 이번 강남 갑·을·병 공천을 두고 말이 많다. 예상치 못한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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