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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갈래의 조용한 전파... 두 자릿수 위협한다

[코로나19 두 달] 증가 둔화 속 지역 2-3차 감염, 해외 환자 폭증

등록|2020.03.20 17:52 수정|2020.03.20 17:52
 

▲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코로나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 이희훈


"지역사회 곳곳에서 빠르고 아주 조용한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지 두 달을 맞는 20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정례 브리핑을 마치면서 던진 말이다.

정 본부장이 우려한 두 갈래 전파는 유럽을 비롯한 해외 발 유입과 국내에서 증상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확산하는 경증 전파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두 자릿수로 둔화했지만, 방역당국이 두 마리 토끼 중 한 개라도 놓친다면, '중심 증폭집단' 신천지 사례처럼 순식간에 태풍으로 눈으로 떠오를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유입 전파] 이탈리아, 중국보다 사망자 많아... 미국 하루 환자 5300명 늘어
 

▲ 해외 주요 발생국 주간 동향 ⓒ 질병관리본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지역에서 코로나 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하루 새 확진환자가 5322명이나 늘어나 총 4만1035명이 됐다. 사망자는 전날에 비해 427명이나 늘어나 총 3405명이 됐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중국 3248명보다 많다. 이란은 확진환자 1046명이 늘어나 총 1만 8407명이 됐고 사망자는 1284명이다. 스페인은 3431명이 늘어나 총 1만 7147명이 됐고 사망자는 767명이다.

독일은 2993명이 늘어나 총 1만 5320명이며 사망자는 44명이다. 프랑스는 1816명이 늘어나 총 1만 995명이고 사망자는 372명이다. 미국도 확진환자가 우리나라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하루 새 5390명이 늘어나 총 1만3159명이 됐고 사망자는 58명이 늘어나 총 176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 방역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유럽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하루에 1000명 내외인데 계속 줄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80% 이상이 내국인이다. 입국자는 줄고 있지만 환자들은 많이 발생하고 있다. 3월 20일 0시 기준으로 해외유입 추정 사례가 총 86명이 됐다. 이중 유럽지역 입국자는 50명으로 가장 많다.

정은경 본부장은 "서울이나 경기 지역은 (입국자 중) 해외유입 사례가 상당히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우려하면서 "오는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 급증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정 본부장은 "지난 3월 19일부터는 특별입국절차를 확대하여 추진하였고, 검역 과정에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입국 후에 관리를 좀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건강상태질문서 및 발열 확인 결과를 토대로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하고, 별도의 지정된 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또 진단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에는, 중증도에 따라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여 치료를 하고, 음성이면 내국인 및 장기 체류 외국인의 경우 14일간 국내 거주지에서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한다. 또 거주지가 없는 경우 시설격리를 하며, 단기체류 외국인은 체류기간 능동감시를 한다.

모든 입국자에 관한 해외여행력 정보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수진자자격조회시스템을 통해 의료기관에 제공하여 진료 시 참조하도록 하고, 입국자의 명단을 지자체(보건소)로 통보하여 입국 이후 14일 감시기간 관리한다.

정 본부장은 "미국도 3명 정도가 유입환자가 발생했고, 미국 내 환자가 계속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 유럽 정도까지의 발생률(입국 시 유증상자의 5%)을 보이고 있진 않다"면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입국자에 대한 검사결과를 보면서 추가적인 확대나 조치강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경증 전파] "1명의 시설별 감염률 30% 달해... 조용하고 빠른 2, 3차 감염"
 

▲ 확진자 일별 추세 (3.20일 0시 기준, 8,652명) ⓒ 질병관리본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0일 0시 현재 총 누적 확진자 수는 8652명이며, 이 중 2233명이 격리해제 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87명이고, 격리해제는 286명 증가했다. 지난 15일부터 4일 동안 두 자릿수 증가에 머물다가 19일 대구 요양병원에서 대거 환자가 발생해 세 자릿수 증가로 늘었다가 다시 두 자릿수 증가로 돌아온 것이다.

정 본부장은 "최근 환자 수가 두 자리라고 하지만 한 명이 어느 집단에 노출되느냐, 몇 명의 규모에 노출되느냐에 따라서 얼마 만큼 증폭이 되고, 유행이 확산되는지를 결정한다"면서 "신천지에서 대량의 집단발병이 생기면서 굉장히 큰 혼선이 있었고 어느 정도 신천지 교인에 대한 확진검사를 마무리 했지만 거기서부터 파생된 2차, 3차 지역감염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 본부장이 브리핑을 통해 계속 경고음을 내왔던 것은 빠르게 확산되는 '경증전파'이다.

"젊은 사람들은 증상이 경증이거나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명의 감염환자가 밀폐된, 밀집된 시설에 노출됐을 때 시설별 발병률이 30%가 넘습니다. 1명의 환자가 집단발생을 유발하면 환자가 30명, 40명 늘어나고 그 환자로 인한 2차, 3차 전파로 유행이 급속도로 증가할 수 있는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이런 전파 경로를 타고 집단발생한 사례는 전체 확진자의 80.6%에 달한다. 그 중 신천지의 규모가 5028명(58.7%)에 달하지만 최근 구로구 콜센터 관련 146명의 확진환자가 확인됐다.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 관련도 4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성남 은혜의 강 교회 관련해서는 6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들어 종교시설, 집단시설, 다중이용시설,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라면서 "지역사회 곳곳에서 빠르고 아주 조용한 전파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는 개개인의 노력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21일 주말을 앞두고 정 본부장은 지난 두 달간 주말을 앞두고 했던 말을 거듭 강조했다.

"주말에 답답하시고 힘드시지만 감염위험이 있는 그런 다중시설 이용을 자제해주시고 특히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모이는 종교행사와 실내 활동은 어떤 형태든지 자제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이는 본인의 건강도 있지만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것이고 동료를 지키는 노력임을 꼭 인식을 해주시고, 젊은 사람들은 경증으로 회복이 된다고 하지만 최근 사망하고 계시는 많은 노약자, 고령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동참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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