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 망국사' 번역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 / 25회] 안남의 처지를 교훈삼아 조국의 독립을 지키려는 의도였다
▲ 광화문 <한글학회> 입구에 설치된 주시경 선생 흉상. 이곳부터 북쪽으로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까지 난 길이 '한글가온길'이다. ⓒ 유영호
1907년 11월 『안남 망국사(安南亡國史)』를 한글로 번역하여 서울의 박문서관에서 펴냈다. 중국 근대사상의 샛별로 불리는 량치차오(梁啓超)는 한말 한국사회 지식층의 우상과 같은 존재였다.
주시경이 『안남 망국사』를 번안하기 전 1906년 8월 28일부터 9월 5일까지 신채호가 『황성신문』의 논설란에 이를 소개한 바 있다. 우리 나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남처럼 식민지 국가로 전락할 것이니 안남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한 번은 중국의 큰 문호인 양계초가 우리 나라를 방문하여 '광문회'를 방문한 일이 있어서 선생은 그와 사귀어 접촉하게 되었다. 이때에 선생은 그에게서 『안남 망국사(安南亡國史)』 한 책을 얻어 보고 우리 나라가 일본에 지배되어 감이 안남과 비슷함을 알고 신문이나 강연만으로 사대사상의 수구파나 친일파를 배격함에 만족하지 못하여 이를 순 한글로 번역하여 박문서관 주인 노익형 씨로 하여금 발간하게 하였다.
그러나 일본은 이 책을 사 읽지 못하도록 금지하였다. 그러나 일반 민중은 비밀리에 돌리어 가면서 읽었다. (주석 4) 〈이 기록은 '광문회'가 설립된 시기가 1910년 인데, 연대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 ㅡ 저자〉
주시경이 번역한 『안남 망국사』는 통감부의 악랄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3쇄까지 찍어내는,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주석
4> 김윤경, 앞의 책, 221쪽.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