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8부두 불법 독소반입" 주한미군사령관·페덱스 고발

부산시민단체, 민변 1차 고발장 부산지검에 접수한다

등록|2020.03.23 15:01 수정|2020.03.23 15:01

▲ 부산지역의 시민사회, 노동단체가 23일 부산항 8부두 앞에서 주한미군 사령관 등에 대한 고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김보성


부산지역 시민사회, 주민 단체가 주한미군사령관과 국제배송업체인 페덱스(FedEx)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한다.

8부두 미군부대 세균무기 실험실 추방 부산대책위, 남구대책위, 민변 부산지부는 23일 8부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균실험실의 불법적인 독소 반입과 실험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수사,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한다"며 고발 입장을 밝혔다.

피고발인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 한국페덱스이며, 1차 고소인단은 170명이다. 대책위와 민변은 "생화학무기에 대한 생산, 비축, 운송을 금지하는 조약에 체결돼 국제사회를 규율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며 "미군은 2015년 탄저균 배송사고, 2019년에는 해명과 달리 8부두 등 각지로 이를 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시설 비공개와 정보 차단을 비판해 온 이들 단체는 "우리의 주권과 시민의 안전,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위봉 대책위 상황실장은 "지난해 말 8부두 설명회에서 세균샘플 반입을 시인했고, 장비가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며 "그렇게 부정하더니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고발에 참여하는 인원은 1차 170명이다. 손이헌·이흥만 대책위 공동대표, 장선화 부산여성회 대표, 이동일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 박철 샘터교회 목사, 하상윤 민족광장 대표 등이 고발인으로 나선다.

변호인단 측은 "공공안전에 대한 위협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 측 관계자는 "남구와 부산시민이 피해자인 만큼 부산지검으로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 내로 부산지검으로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인 명부 추가에는 제한이 없어 2차 참여자 등 명단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12월 부산항 8부두에서 '센토(CENTAUR)' 체계 생화학 실험실 관련 현장설명회를 연 바 있다. 정보 미공개 비판과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의 반발이 계속되자 미군이 뒤늦게 해명에 나섰다. 당시 언론과 국방부, 외교부, 부산시 등 관계자 30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미군은 처음으로 분석실 문을 열었다.

미군 측의 스티븐 윌리엄스 참모장은 "살아있는 시료는 반입하지 않는다"면서 "한미동맹 강화와 신뢰회복을 위해 센토의 샘플 반입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비활성화이더라도 시료 반입과 시설의 존재를 공식 인정한 것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