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간 은평구 표심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더불어민주당 표밭으로 굳건해진 4년, 지난 총선 국민의당 표심 방향이 관전 포인트
▲ 2016년 4·13 총선에서 박주민·강병원 의원이 당선된 모습. ⓒ 은평시민신문
2016년 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총선 이후 은평구의 표심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지난 4년간 전국적으로 굵직한 선거는 2016년 4·13총선, 2017년 5·9대선, 2018년 6·13전국동시지방선거 등 총 3회였다. 그간 은평구 투표 결과를 분석해 주민들의 표심 변화를 알아보았다.
2016년은 지역구 국회의원 변화의 시기
▲ (왼쪽) 은평갑 이미경 전 국회의원, (오른쪽) 은평을 이재오 전 국회의원. ⓒ 은평시민신문
2016년 총선은 지역에 큰 변화가 일어난 시기다. 은평 갑 지역구와 은평 을 지역구 모두 다선 의원을 지낸 기성 의원들이 컷오프를 당하거나 선거에서 패하면서 정치 신인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은평 갑 지역에선 5선 의원(15대·16대 비례국회의원 2회, 17대·18대·19대 지역구 국회의원 3회)을 지낸 이미경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로부터 컷오프를 통보받았다. 이후 더민주 공관위는 이 지역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하고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진 박주민 변호사를 본 선거 돌입 3일전 투입했다.
은평 갑, 동 선거구 대부분 1천표 차이로 민주당 승
은평 을, 완전한 승리라고 하기엔 아슬아슬한 득표차
▲ 4·13 총선 은평 갑·을 투표 결과. ⓒ 은평시민신문
당시 은평 갑 지역 출마자는 최홍재(새누리당)·박주민(더민주)·최승현(노동당) 후보 등이었는데대부분의 동 선거구에서 1천표 이상 차이로 박주민 후보가 최홍재 후보를 앞섰다.
은평 갑의 투표 현황을 살펴보면 총 선거인수 209,352명 중 실제 투표자는 116,808명으로 투표율은 55.8%였다. 특이한 점은 무효투표수가 11,649표로 투표수의 10%나 차지했다는 것이다. 투표결과는 박주민 57,767표(54.9%), 최홍재 42,991표(40.8%), 최승현 4,401표(4.2%)으로 나타났다.
▲ 4·13 총선에서 은평 갑 지역 박주민 후보와 최홍재 후보의 표 차이. ⓒ 은평시민신문
은평 갑 지역구는 녹번동, 응암1·2·3동, 증산동, 수색동, 신사1·2동, 역촌동 등 9개 동으로 이루어졌는데 당시 박주민 후보는 모든 동에서 평균 1,372표 차이로 승리했다. 특히 역촌동에서 3,063표(56.8%)를 받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수색동에서는 박주민 후보 3,106표(51.4%), 최홍재 후보 2,729표(45.2%)로 377표 차이라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당시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가 투표 3일 전 박주민 후보와 단일화 하며 총선 변수로 작용했다. 은평 을에 국민의당 고연호 후보가 개표 결과 27.5%의 지지를 받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단일화가 없었다면 20대 총선에서 최홍재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도 있었다.
은평 을 지역은 당시 기호 1번 새누리당 후보자 없이 선거가 진행됐으며 강병원(더민주)·고연호(국민의당)·이강무(민주당)·최병호(무소속)·이재오(무소속) 후보 등 6명이 출마했다.
은평 을의 투표 결과를 살펴보면 총 선거인수 206,494명 중 실제 투표자는 119,902명으로 투표율은 58.1%, 무효투표수는 3,678표로 투표수에 3.1%를 차지했다. 투표결과는 강병원 42,704표(36.7%), 이재오 34,318표(29.5%), 고연호 31,923표(27.5%), 유지훈 680표(0.57%), 최병호 5,272(4.53%), 이재오 34,318표(29.5%)이었다.
▲ 무소속 보수 후보였던 이재오·최병호 후보의 표를 합쳤을 때 강병원 후보와 격차는 크지 않았다. ⓒ 은평시민신문
지난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됐지만 은평 갑 지역이 득표율 51%였던데 비해 은평 을 지역 득표율은 36%에 그친 점은 눈 여겨 볼 대목이다. 당시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기호 1번을 받아 출마할 이재오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했고 결국 이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선거에서 큰 변수로 작용했다. 게다가 무소속 후보였던 최병호의 당적이 새누리당이었던 점까지 고려한다면 은평 을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이 만만하게 볼 지역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당시 총선에서 강병원 후보와 이재오 후보의 표 차이는 적게는 528표(불광2동)에서 많게는 1,983표(진관동)였다. 보수표인 이재오 후보와 최병호 후보의 표를 합친 결과는 구산동이나 불광2동에서 강병원 후보를 앞지르기도 했다. 반면 진관동의 표심은 강병원 후보에게 집중됐다. 이재오 후보와 최병호 후보의 표를 합산한 것보다도 1,321표 차이로 앞섰다.
이는 당시 강병원 후보가 정의당 김제남 후보와 단일화 한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 만일 이재오 후보가 보수 단일화를 이뤄내고 기호 1번 프리미엄까지 받을 수 있었다면 선거의 당락은 바뀔 가능성도 있었던 셈이다. 이재오 후보의 6선 도전이 주는 부담감이 지역 주민에게도 전해질 수 있었음에도 양쪽 진영의 표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 이번 총선결과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 2016년 총선 은평구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결과. 당시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 은평시민신문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향했던 표심이 이번 총선에서는 어디로 향할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당시 고연호 후보는 토건과 개발 중심의 공약을 내세우며 포크레인 유세를 했지만 강병원 후보와는 10,781표차를 보이며 석패했다. 국민의당은 당시 안철수 대표와 호남 지지층의 힘을 받아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는데 당시 비례대표 선거 결과가 그 힘을 증명하고 있다. 2016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당은 은평구에서 28.6%를 받으며 새누리당(27.2%)과 더불어민주당(26.7%)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선거에는 국민의당 계라 할 수 있는 민생당이 은평 을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아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되고 있다.
17년 대선, 압도적 표차이 보이며 더불어민주당 승리
은평구 민주당, 서울시 평균 득표율보다 높아
▲ 2017 대선의 은평구 선거 결과. ⓒ 은평시민신문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가 전국적으로 압승을 거두었으며 은평구에서도 44.3%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서울시 전체 득표율 42.3%보다 2% 높은 수치였다.
반면 제1야당이었던 홍준표 후보는 은평구에서 서울시 전체 득표율보다 1.7% 낮은 19%의 지지를 받았으며 오히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홍준표 후보보다 3% 높은 22.9%의 득표율을 보였다. 2016년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국민의당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은평구에서 국민의당 지지층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다.
동별로 살펴보면 당시 문재인 후보 득표율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진관동(45.9%), 응암1동(45.6%)이었다. 가장 낮게 나온 곳은 수색동(39.6%)이었는데 홍준표 후보는 수색동에서 22.4%, 안철수 후보는 25.4%로 둘 다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지역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은평구 16개 동에서 적게는 20% 초반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대선에서 은평구 선거인수는 413,086명, 실제 투표한 사람은 317,275명으로 투표율은 76.5%에 달했다. 2016년 총선의 은평구 갑·을의 평균 투표율은 56.9%로 20% 가까이 높게 나왔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에 힘입어 민주당이 휩쓴 지방선거
▲ 2018 6.13 지방선거 은평구 개표 결과. ⓒ 은평시민신문
득표율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50% 이상 지지를 받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5.8%,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66.5%, 성흠제·이병도·이현찬·권순선 서울시의원은 모두 62% 이상, 은평구의원은 8개 지역구 중 6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가·나번 모두 당선되어 도합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가번만 당선된 2개 지역구에서는 50%~5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은평구에서 20.8%, 이명재·조수학·고영호·남기정 시의원 후보자들은 24%~2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큰 차이로 낙선했다. 구의원 선거는 대부분 2인 선거구로 제1야당 후보자들이 1명씩은 당선되곤 하지만 은평구 민심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했다. 자유한국당 구의원 후보자들은 대부분 19%~21% 정도의 득표율을 보였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 나번 후보자들과 약 2%~4% 차이로 낙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로 인해 은평구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은 19석 중 4석만 차지할 수 있었다.
국민의당에서 분당해 나온 바른미래당의 은평구 지방선거 지지율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서울시장에 도전한 안철수 후보는 18.7%, 은평구청장에 도전한 이익주 후보는 10.2%, 서울시의원에 도전한 후보들은 8%~11% 득표율에 그쳤다. 이런 추세는 구의원 후보자들도 유사했는데 8명의 후보자 모두 12%~16% 득표율을 보이며 모두 낙선하는 결과를 낳았다.
은평에서 바른미래당의 표심이 나빠진 것은 서울시의원 비례대표선거와 은평구의원 비례대표선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은평구 비례국회의원 선거에서 1위였지만 분당으로 인해 그 기반이 쇠약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서울시의원 비례대표선거에서 10.8%를, 은평구의원 비례대표선거에서는 12.3%를 2년간 반토막이 난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 선거에서도 큰 득표율을 보였는데 서울시의원 비례선거에서 53.9%, 은평구의원 비례선거에선 64.8%를 차지하는 등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서울시의원 비례선거에서 22.1%, 은평구의원 비례선거에서 22.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모든 선거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보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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