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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KBO리그 개막, 선수들 컨디션도 '제각각'

[KBO리그] 외인 선수들의 자가격리 등이 팀에 영향

등록|2020.04.23 11:49 수정|2020.04.23 11:50
2020 KBO리그 정규 시즌의 개막이 5월 5일 어린이날로 확정되면서 이에 맞춰 교류 연습경기가 시작됐다. 일단 4월 21일 화요일부터 27일 월요일까지 연습경기가 편성되었는데, 당일치기와 동선 최소화를 원칙으로 편성하다 보니 한계가 있다.

동선 최소화를 위해 수도권 5팀과 남부 5팀의 대진 일정이 따로 편성됐다. 그래도 최대한 경기를 편성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수도권 팀과 남부 팀 중 그나마 서로 가까운 KT 위즈(수원)와 한화 이글스(대전)가 서로의 경기장을 한 차례씩 방문한다.

모든 날짜에 5경기를 다 편성할 수 없다 보니 일부 팀은 교류 경기가 없는 날 자체 훈련을 실시한다. 팀에 따라 훈련 프로그램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자체 청백전을 추가 편성한 팀도 있다.

개막일은 똑같은데, 팀별 컨디션은 제각각

개막 날짜는 정해졌지만, 10팀이 모두 개막을 위한 완벽한 준비를 마친 상태는 아니다. 정해졌던 날짜를 여러 차례 미루다 보니 개막일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는 선수의 루틴에 변동이 생기고 이 때문에 개인차도 드러난 것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도 팀의 운영 상황에 따라 다르다. 10팀 중 5팀은 스프링 캠프가 종료되던 시점에 외국인 선수들도 함께 입국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머지 5팀의 외국인 선수는 해외 상황이 악화되면서 뒤늦게 입국했다. 지연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도 각자 훈련을 하면서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10팀의 상황이 비슷했다.

그러나 입국 조치가 강화된 이후 2주 자가격리 지시가 내려지면서 일부 외국인 선수들은 2주 동안 숙소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선발 로테이션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을 감안하면 이들의 뒤늦은 합류는 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LG 트윈스는 개막전 선발투수로 베테랑 차우찬이 나서고, 일단 토종 선발투수 자원으로 개막 로테이션 첫 사이클을 소화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국내 선수들도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투구 수를 늘리는 루틴이 다르다. 21일에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3이닝 60구를 던진 것에 비해, 같은 경기에 등판했던 차우찬은 2이닝 26구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등 각자의 컨디션에 차이가 있다. 같은 날 또 다른 경기에 등판했던 소형준(KT 위즈)은 6이닝 81구를 던졌다.

팀과 함께 입국했던 외국인 투수들은 어느 정도 훈련 진도가 보였다. 21일 경기에 등판했던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는 4이닝 65구를 던졌고, 다음 등판에서는 5이닝 80구 이상 던지며 승리투수 최소 요건 이상의 투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드류 가뇽(KIA 타이거즈) 역시 같은 날 함평에서 열린 퓨처스 연습경기에서 6이닝 9탈삼진을 기록, 정규 시즌 등판 준비를 마친 상태다.

목말랐던 교류 경기, 부족한 시간

스프링 캠프가 끝난 뒤 각 팀들은 홈 경기장과 집을 오가면서 자체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다. 물론 자체 청백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했지만, 다른 팀과의 경기를 치르는 것에 비해 긴장감이 떨어져 그 효과가 달랐다.

다른 팀과의 교류 연습경기 편성도 당초 계획되었던 4월 초에서 한 차례 늦춰졌다.
관중이 입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야외 스포츠 리그의 진행이 허용되면서 그나마 교류 연습경기가 편성될 수 있었다. 다만 11월 28일에 한국 시리즈 7차전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정규 시즌 144경기를 편성하기 위해서는 연습경기에 너무 많은 날을 할애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하루라도 실전 연습이 필요한 팀들은 교류 경기 일정 사이에 자체 청백전을 추가 편성하거나 일부 선수를 퓨처스 연습장에 보내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빡빡한 일정, 추운 날씨에 부상 위험도

정규 시즌 일정이 5주 이상 늦춰지면서 원래 개막 예정일이었던 3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치르려던 160경기는 추후 다시 편성해야 한다. 일단은 2020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브레이크로 비었던 3주 동안 90경기를 편성할 수 있다. 9월 마지막 주까지는 편성이 완료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70경기는 10월에 편성된다.

관중 입장이 언제 허용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올스타 게임도 취소되었는데, 올스타 게임 전후로 주어지던 최소 1주 정도의 휴식기도 없어졌다. 따라서 10팀은 전반기와 후반기 구분 없이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한다.

잔여 경기 최소화를 위해 더블헤더 및 월요일 경기도 상시 대기한다. 물론 그러함에도 기상 악화로 인해 순연되는 경기가 발생할 경우 10월 중순부터 잔여 경기로 편성된다.

날씨가 추워질 경우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도 어려움이 따르지만, 발열 체크에 민감한 현 시점에서 선수들의 감염 위험도 경계해야 한다. 또한 날이 추워 몸이 굳어지면 경기를 진행하는 도중 부상 위험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선수층이 상대적으로 얇은 팀들은 이 영향으로 경기력이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승부를 일찍 포기하다 보면 경기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매 경기 포기하지 않고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원하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시즌 전체를 바라본다면 각 팀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KBO리그는 세계 야구계의 관심을 한 눈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하게 되는 KBO리그의 2020 시즌이 한국 시리즈가 끝날 11월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매 경기 성의 있는 승부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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