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들이받은 조경태 "당대표 마음 있으면 전당대회로"
'2021년 4월까지 김종인 비대위'에도 "안 된다" 일축
▲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 남소연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24일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해 "대표가 하고 싶다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이 아닌 전당대회에 출마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오전 당 지도부의 '김종인 비대위' 추진에 "무소불위 권한의 비대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반발하면서다.
4.15 총선에서 당 지도부 중 유일하게 생환한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에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무소불위의 권한과 기간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명분도 논리도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15 총선 후 통합당 내부에서 김 전 위원장 중심의 비대위를 꾸리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지난 22일 김 전 위원장은 제한 없는 임기와 당헌·당규에 구애받지 않는 전권을 조건으로 비대위원장직 수락의 뜻을 내비쳤다.
이후 21대 총선 당선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제기됐으나, 당 지도부는 24일 오전 당헌·당규 개정을 결정하며 김 전 위원장의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오는 28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도 의결하기로 했다(관련 기사: 통합당 비대위원장직 수락한 김종인... 임기는 내년 보궐선거까지? http://omn.kr/1nfd1).
하지만 조 최고위원은 비대위 운영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24일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에 헌법이 있듯 당에는 당헌·당규가 있다"라면서 "그것을 무시하겠다는 건 당원을 무시하겠다는 말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는 비상 시에 꾸려지는 기구인데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8개월에서 1년 가까이 하겠다는 건 상시대책위원회(와 같다)"라며 "(김 전 위원장은) 굳이 비대위 성격으로 참여할 게 아니라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해 당원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연장선상에서 조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의 임기를 2021년 4월 보궐선거 전까지로 하자'는 당 내 의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4월까지 비대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8월로 예정돼 있다. 통합당은 늦어져도 9월·10월 안에 전당대회를 마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조 최고위원은 비대위 체제 전환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기도 하다. 당 내 위기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도 비대위 체제에 반대하는 분들로부터 연락이 오고 있다, 왜 우리당의 운영을 남한테 맡기냐는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 자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4일 오전 당 최고위 이후에도 조 최고위원은 '심재철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 지도 체제로 가길 바라냐'는 질문에 "(당 대표 궐위시 원내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건) 당헌·당규에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그렇게 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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