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산성 '국가사적' 지정 탄력받나
발굴조사서 백제 성벽·원삼국 환호유적 확인, 전문가 "역사성·상징성 충분… 더 부각시켜야"
▲ (재)비전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들이 예산산성 백제성벽을 발굴하고 있다. ⓒ <무한정보> 김동근
충남 예산군 '지명탄생 1100년'을 상징하는 예산읍 산성리 예산산성.
이곳에서 백제시대 성벽과 그 이전에 설치한 환호(環濠, 방어용 인공도랑) 등이 천수백여년 동안 무수한 세월 속에 감춰졌던 모습을 드러내 국가사적 지정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 앞으로 백성들의 젖줄인 무한천을 끼고 육지 속 섬처럼 우뚝 솟은 모습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점을 실감케 한다. 1894년에는 관군이 전투를 벌이다 동학농민군에 함락된 현장으로, 충남도는 1982년 도기념물 제30호로 지정했다.
▲ 성벽 단면. ⓒ 예산군
충남도와 예산군에 따르면 국가사적 승격사업으로 (재)비전문화유산연구원이 '예산산성 북성벽 축조기법 확인 발굴조사'를 추진한 결과, 흙을 층층이 다지는 '판축'으로 성벽을 만든 전형적인 백제시대 토성형태로 나타났다. 이 안에선 동시대 기와편과 토기편도 출토했다.
구체적으로는 백제시대 처음 축조한 이후 조선시대까지 '기저면-기저부-성벽 내외부·상부(석축)' 순으로 조성했으며, 이를 종합하면 백제~통일신라~고려~조선에 걸쳐 사용하다가 조선 중기에 폐성된 것으로 보인다.
성벽 하부에선 예산산성을 축조하기 전 원삼국시대 방어시설인 환호유적 3개, 주거지, 목책 등 선행유구와 연질토기편, 대옹편 등 유물들을 발굴했다. 환호의 경우 내포신도시 홍북읍 석택리 환호유적과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역사적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해 국가사적 지정추진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도문화재위원은 22일 현장설명회를 찾아 "원삼국~고려시대는 군사와 모든 것이 육로가 아닌 수로로 이동하던 문화다. 당시 무한천이 중요했고, 예산산성은 수로를 장악했던 전략적인 거점지역이다. 태조가 방문한 이유가 그것이다. 이 역사성과 상징성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으로 보는 예산산성
▲ 무한천을 끼고 육지 속 섬처럼 우뚝 선 예산산성 전경이 전략적 요충지를 실감케 한다. ⓒ 예산군
▲ 예산산성은 조선후기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대동여지도에도 임존성과 함께 등장한다. ⓒ 예산군
▲ 예산산성 성벽에서 발굴한 백제시대 기와편(위)과 토기편(아래). ⓒ 예산군
▲ 예산산성 성벽 하부에서 출토한 원삼국시대 유물. ⓒ 예산군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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