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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야 난리"....김종인 비대위 놓고 또 갑론을박

통합당, 비공개 최고위 열고 임기 1년 보장 등 논의... 내부 접점 못 찾아

등록|2020.04.29 18:40 수정|2020.04.29 18:40

▲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난리야, 난리."

이준석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어두운 표정으로 짧게 한마디를 던지고 들어갔다. 한 기자가 회의실 안 분위기를 묻자 나온 대답이었다.

통합당이 '김종인 비대위'를 두고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통합당은 29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를 어떻게 할지 논의했다. 당은 지난 2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는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전국위 보다 1시간 일찍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전국위원회가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하는 이들의 불참으로 무산되며, 8월 말 전당대회 개최를 명시한 당헌을 고치지 못했다. (관련 기사: 김종인 비대위, 난항 끝 가결... 정작 출범여부는 여전히 물음표)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더라도 '4개월'짜리 시한부가 되는 상황에서,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 자택을 직접 찾아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직 수락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찬반 대립만 격화하는 중이다. (관련 기사: '김종인 입'만 쳐다보는 통합당...기로에 선 비대위)

이를 타개하기 위한 최고위가 29일 소집됐으나, 뾰족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

상임전국위 다시 열려고 했으나 합의 못 봐

심재철 권한대행은 회의 도중 기자들 앞에 나서 "전국위원들의 뜻에 따라서 '임기를 1년 정도로 구체적으로 정해서 다시 한 번 의견을 구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라며 "어떤 것이 더 적절할지 의견 교환하느라고 시간이 좀 걸렸다"라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은 "기존 의원들 그리고 새 당선인들과도 협의를 하고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말했다. "지금 결정된 건 5월 8일 오전 9시 30분에 원내대표 선거를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기존 결정 사안에서 한걸음도 진전하지 못한 셈.

이날 회의 도중 먼저 자리를 떠난 조경태 최고위원은 "저는 반대했지만, 상임전국위원회를 다시 개최해서 임기를 1년 더 늘리자는 제안이 나왔다"라며 "일단 5월 6일이나 7일쯤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동시에 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월 31일 이전으로 전당대회 시한이 못박혀 있는 당헌을 고치는 데 대해 "그 부분을 삭제하는 게 아니라 1년 정도로 임기를 연장하자는 것"이라며 "저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최고위원은 "비대위는 비대위답게 짧을수록 좋다"라며 "우리가 지금 이 결정을 내릴 게 아니라 국회를 새로 이끌고 나갈 당선자들이 이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당의 문제는 당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며 "통합당 당원과 당직자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내부를 개혁‧쇄신해서 스스로 힘을 길러야 그 다음에 오는 더 큰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김종인, 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러나 이후 심재철 권한대행의 브리핑에서는 조경태 최고위원이 언급했던 상임전국위원회 개최 여부와 날짜 등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심 권한대행 "(상임전국위 관련) 의견은 나왔는데, 전제 자체(비대위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을 못 내렸다)"라며 "처음 시안으로 나왔던 건 내년 4월 말 내지는 5월 말까지, 1년 정도는 임기를 보장해야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한 분이 있어서 그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구체적으로 '(임기가) 1년이면 수긍하겠느냐'라고 물어보지는 않았다"라며 "모르겠다, 그러나 '하시지 않을까' 기대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을 마치고 심재철 권한대행은 회의를 이어가기 위해 다시 회의실로 들어갔다. 통합당은 최고위를 연 지 3시간이 지난 오후 6시 현재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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