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심상정 "민주당, 다음 국회 개원 즉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해야"

“180석 만들어준 국민들에 응답하라” 민주당 박주민도 공감... 쌍용차 해고자 복직 축하도

등록|2020.05.04 11:16 수정|2020.05.04 11:24

▲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 참석해 노동자 사망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산업재해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정치권은 말로만 변화를 약속하는데, 언제까지 기업 탐욕에 노동자들 생명을 제물로 바칠 수는 없다. '슈퍼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 개원 즉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에 나서주시기 바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이다. 심 대표는 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 회의에서 "180석 만들어준 국민들에게 책임 있게 응답해달라"며 민주당에 '개원 즉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요청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 부상·사망 등 산재사고·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초래한 사업주·경영자에 엄격한 책임과 처벌을 묻는다. 이 법안은 지난 2017년 4월 세월호 4주기를 맞아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발의했으나('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 바로보기), 3년 넘게 계류해오다 곧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될 예정이다.
 

심상정 “민주당, 21대 국회 개원 즉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해야” ⓒ 유성호


심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민생 위기 극복의 과제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 즉 실업 위기 대응을 약속했다"면서 "이와 함께 반드시 시급히 처리할 법안이 있다. 얼마 전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 화재와 같은 참사를 방지할 법안,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은 이런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말로만 변화를 약속했다"며 "100번의 말보다, (정부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생명안전 존중 사회로 가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정부·여당이) 재계 눈치를 보느라 이 법 제정을 더 미룬다면 더는 '노동존중사회'를 말할 자격이 없을 것"이라며 법 제정을 요구했다.

민주당 박주민도... "21대 국회,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 필요"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노동자 사망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재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비슷한 시각 민주당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왔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같은 날 진행된 당 최고위에서 "이천물류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빈다"며 심 대표와 같은 지적을 했다. "21대 국회, 또 하나의 과제는 중대재해 관련 기업처벌법이 제정되는 것"이란 얘기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이번 공사의 시공사 측은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이미 세 차례나 주의를 받았으나 소용없었다. 산업현장에서 기업의 책임이 얼마나 가벼운지 알 수 있는 것"이라며 "한국은 매년 약 2000명 노동자, 매일 세 명의 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하는 나라다. 노회찬 의원이 이 법을 발의했으나 논의조차 잘 안 됐다"며 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노동계 측은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나, 이는 '과한 규제'라는 기업·재계 측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돼왔다. 지난 5.1 노동절 당시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절 이틀 전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를 비판하며 이 법 제정을 국회에 요청했다.

[관련 기사]
"코로나19, 이천 화재... 부끄러운 130주년 노동절" http://omn.kr/1nhnp
"50만 원 짜리 목숨값, 이번에도 똑같이 할 것인가?" http://omn.kr/1nhw8

한편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약 11년 만에 복직한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에게 축하를 건넸다.

그는 "오늘 쌍용자동차, 마지막 남은 해고자들이 10년 11개월 만에 평택공장으로 돌아간다. 코로나 경제 위기 속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11년 가까운 역경의 시간 동안 잘 견뎌준 47명 노동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경영위기를 이유로 당시 임직원의 약 36%인 2600여 명을 정리해고했고, 이에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77일 간 파업이 이어졌다.

심 대표는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서러우셨나. 이번 복직을 통해 그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씻기기를 바란다"며 "쌍용차 노동자 복직은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와 회사가 함께 갈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번 복직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해고가 아닌 연대로 위기 돌파하는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