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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례 삼백 년 고택에 핀 작약

등록|2020.05.11 09:22 수정|2020.05.11 11:16
구례의 삼백 년 고택 쌍산재에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거리는 작약이 활짝 피었습니다.
 

▲ 고택 쌍산재의 장독대 화단에 핀 작약 ⓒ 임세웅


고려 중기 시인이자 문장가인 백운 이규보는 자신의 시 '취서시작약'에서 작약을 술에 취한 월나라 미인 서시로 묘사했습니다.
 
好箇嬌繞百媚姿 호개교요백미자
人言此是醉西施 인언차시취서시
露葩欹倒風擡擧 노파기도풍대거
恰似吳宮起舞時 흡사오궁기무시
아름다움이 넘치는 교태로 온갖 아양을 떠는 자태가 이쁘고 좋네 사람들은 이 꽃을 취기 오른 서시라 하네
이슬에 쓰러진 꽃봉오리를 바람이 들어 올리니
오궁에서 술에 취해 춤추는 서시를 닮았네
 

▲ 비밀의 정원으로 가는 오솔길에 핀 작약 ⓒ 임세웅


월나라 미인 서시는 월나라 왕인 구천의 원수를 갚기 위해 오나라 왕인 부차를 유혹시키기 위해 보내졌고 오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합니다. 이후 작약의 분홍빛 꽃잎을 본 사람들은 술에 취해 양 볼에 홍조를 띤 서시를 상상하여 작약을 '취서시'로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 집안의 자제들이 모여 글공부를 하던 서당채 앞 작약 ⓒ 임세웅


꽃이 모양은 비슷하지만 나무인 모란과 달리 초본인 작약은 큰 꽃을 피운다 해서 함박꽃이라 불렀습니다.
 

▲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거리는 작약 ⓒ 임세웅


술에 취한 서시가 춤을 추듯 바람에 흔들거리는 작약의 꽃향기가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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