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의 강제아웃팅,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
[민언련 신문 방송 모니터 보고서] 코로나19마저 악용... 언론은 성소수자 혐오를 멈춰라
▲ 국민일보 첫 보도 제목과 수정 후 제목 ⓒ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난 5월 7일 국민일보 <단독/이태원 게이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5/7 유영대 기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며 보도 제목에 '게이클럽'을 명시했고 보도 내용에서 확진자의 연령과 직업, 근무지역 등 신상정보를 노출했습니다. 국민일보는 보도 이후 보도 제목을 <이태원 유명 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로 수정했지만 해당 보도가 발생시킨 문제는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방역과 무관한 성적지향에 '낙인', 방역에 도움 안 돼
국민일보의 이번 보도는 명백한 인권침해이며 코로나19 방역에도 해가 됩니다.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를 제목과 보도에서 '게이클럽'이라 표현한 것은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지자체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확진자가 다녀간 업소명과 시간대를 공개하는 것은 사실상 합의되어 있습니다.
언론도 필요하다면 지자체가 공개한 정보에 한해서 보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업소의 성소수자 출입 여부는 코로나19 방역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기에 애초에 보도할 필요가 없고 자치단체 역시 그런 내용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불필요한 정보일 뿐 아니라 코로나19 방역에 근본적으로 큰 방해가 되는 정보입니다.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적 시선이 여전히 강한 우리 사회 현실에서 이와 같은 정보를 노출하게 되면 해당 업소를 출입한 시민들 모두가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 방역망 바깥으로 숨어들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될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노골적인 인권침해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과 아무 상관도 없는 성적 지향을 부각하고 확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까지 공개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입니다. 언론은 개인의 성적 지향, 성정체성과 같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공개해서는 안 됩니다.
언론에서 다루는 어떠한 사회 이슈도 생김새나 출생지 같은 개인 특성과 무관하기 때문에 해당 이슈를 다루면서 이를 언급할 필요가 없는데 특히 개인의 소수자성 공개는 극도로 조심해야 합니다. 언론이 고양 저유소화재 당시 용의자의 국적을 부각한 일이나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림동에 가서 중국동포들만 지목해 비위생적인 것처럼 매도한 사례는 국내 이주노동자들을 차별과 배제의 대상으로 내몬 대표적 '혐오 보도'였습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현재 상황에서 언론이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을 특정 질환이나 범죄와 연결하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따라서 국민일보는 애초 해당 업소명 이상은 그 무엇도 언급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일보가 '강제 아웃팅'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 여론이 컸습니다.
국민일보 지탄 받았는데... 이틀 간 유사 보도 낸 MBN
국민일보가 '단독'까지 붙여 성적지향에 낙인을 찍은 보도를 내자 다른 매체들도 가세했습니다. 5월 7일부터 11일 오후 5시경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 기준으로 '동성애', '게이클럽', '게이' 키워드를 쓴 기사만 1076건에 달합니다. 간혹 '아웃팅 보도 논란'을 전한 사례도 소수 있으나 대부분은 뷰어스 <이태원 게이클럽 다녀간 확진자 입장... 연예인 유흥업소 등 의식 없는 유흥 늘어>(5/7)처럼 국민일보와 유사한 기사들입니다.
심지어 이런 보도가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도 등장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종합편성채널 MBN은 8개 주요 방송사 중 유일하게 7일 저녁종합뉴스에서 <게이클럽 다녀간 뒤 확진... 제2의 신천지 우려>(5/7 강대엽 기자)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MBN은 제목에서부터 '게이클럽'을 명시했고, 김주하 앵커는 시작부터 "서울 이태원 게이클럽을 방문한 남성 두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리포트에서는 "해당 클럽엔 성소수자가 다수 다녀갔을 것으로 보여 접촉자 파악이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라는 기자 멘트도 있었습니다. 이는 이렇게 성소수자만 지목하는 보도로 인해 접촉자 파악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간과한 겁니다.
코로나19는 성적지향을 가리지 않습니다. '게이클럽'이 아니라 '클럽'이기 때문에, 성소수자가 아니라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전파되는 겁니다. 심지어 이 보도는 다음날 MBN의 아침뉴스인 <굿모닝 MBN>에서도 재송출되었습니다. 최소한 국민일보는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7일 오후 10시에 제목만이라도 수정했는데 MBN은 다음날 오전까지 아무 문제의식을 못 느꼈던 겁니다.
취재원이 비판한 형태의 보도에서 그 취재원을 인용하기도
MBN이 이 보도에서 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의 "행여라도 연락이 안 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동선 공개 요청해서 자발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죠"라는 발언을 인용한 부분도 모순적입니다.
이재갑 교수는 같은 날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5/7)에 출연해 "성소수자가 다니는 클럽이냐 아니냐 자체를 공개하는 게 사실 큰 의미는 없"다며 "오히려 역학 조사위원들에게 방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 자체를 꺼내지 않았던 게 어떤가", "그런 부분을 부각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MBN은 이재갑 교수가 비판하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재갑 교수의 발언을 인용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재갑 교수는 MBN 뉴스와 인터뷰에서는 이런 취지를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MBN이 그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잘라서 인용한 것은 아닐까요? MBN의 심각한 인권 감수성을 드러내는 이 보도는 12일 현재까지도 수정되지 않은 채 MBN 홈페이지에 남아있습니다.
▲ 8일에도 성소수자 혐오 유발 단어 제목에 사용한 MBN <굿모닝 MBN>(5/8) ⓒ MBN
'언론 자유' 말하고 싶다면 '소수자 혐오'부터 멈춰야
MBN이 자사 보도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국민일보도 제목만 수정했을 뿐, 성찰하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5월 11일 국민일보 <교회언론회 "'이태원 게이 클럽' 보도는 공익 위한 것">(5/11 백상현 기자)는 "'게이 클럽'이라 보도한 것은 공익적 보도이며 보호받아야 할 언론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교회언론회 성명을 받아썼습니다. 자사가 하고 싶은 말을 교회언론회의 입을 빌려 한 것이죠. 각계에서 쏟아진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성소수자 혐오가 여전히 강력히 작동하는 우리 사회에서 성적 지향을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가 아닙니다. 해당 보도는 그 어떤 공익도 없으며 성적 지향을 이유로 타인을 터부시하고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혐오와 차별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2. 성소수자 향한 혐오, 도 넘어선 국민일보
성소수자를 터부시하는 보도, 습관화된 국민일보
문제는 국민일보가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라고 봐도 충분할 만큼 그간 성소수자를 터부시한 보도를 양산해왔다는 점입니다. 최근 사례부터 보자면 3월 26일 국민일보 <이 와중에... 동성애자들에 서울광장 열어준 서울시>(3/26 유영대 기자)는 서울시가 퀴어문화행사 개최를 허가한 점을 비판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동성애자들"이라는 표현으로 써 마치 성소수자에게는 서울광장을 열어주면 안 되는 것처럼 강조한 점이 눈에 띕니다.
보도 내용은 "동성애자들에게 서울광장을 음란 알몸 놀이터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산대 길원평 교수의 주장,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 일대 거리집회를 일절 불허해 온 서울시의 이 같은 노골적이고 편향적 행정에 할 말을 잃었다"는 한국교회연합의 입장을 포함해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동성애동성혼합법화반대교수연합 등 '반동성애 집단'의 "퀴어행사 중지 요구"를 나열한 것입니다.
국민일보는 서울시의 6월 퀴어축제 신고 수리에 많은 보도를 냈습니다. 국민일보 <단독/청와대 국민청원 "6월 서울광장 퀴어행사 승인 철회해 주세요">(3/26 유영대 기자)는 퀴어축제 승인 철회를 요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을 '단독'으로 소개했으며 이어 <"서울광장 퀴어행사 취소해 달라" 청와대 국민청원 6만명 넘어>(4/5), <"6월 서울광장 퀴어행사 사용승인 철회를"... 국민청원 6만여명 동의>(4/6)는 연일 그 청원에 몇 명이 동의했는지 전했습니다.
사실관계 얼버무리고 '왜 퀴어축제만 승인하냐' 주장
국민일보의 이러한 반응은 과도합니다. 특히 서울시가 광화문 집회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불허하면서 퀴어축제만 허용한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겁니다.
서울광장은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국민일보가 3월 26일자 보도에서 딱 두 마디 보장해준 서울시 반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례상 원칙적으로 서울시가 수리해야 합니다. 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위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이 접수된 것은 3월 10일이고 개최 예정일은 6월 12~13일이었습니다.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10일부터 4월 30일까지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접수받지 않았고, 5월 1일 이후 개최되는 행사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사용신고 수리된 행사가 취소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사용신고서에 이에 대한 동의를 받아 접수‧수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절차대로 신청을 수리했을 뿐입니다.
반면 광화문광장은 서울광장과 달리 허가제로 운영되어 서울시장이 조례상의 각종 조항에 부합하는지 검토 후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일보가 인용했던 한국교회연합에서 불만을 표한 '불허된 광화문 집회들'은 바로 전광훈 목사가 중심이 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의 집회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의 '전광훈 목사 석방 및 문재인 하야 집회'는 서울시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협조 요청을 계속적으로 무시하면서 2월부터 강행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도 집회를 금지시킨 것이며, 요건에 따라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국민일보는 행사의 성격과 목적은 물론 시기마저 다른 두 사안을, 심지어는 운영 방식이 다른 두 광장의 두 행사를 억지로 대조하면서, '서울시가 퀴어축제 편을 든다'는 프레임을 만든 겁니다. 이는 전형적인 혐오의 방식입니다.
총선 국면에서 기독자유통일당 행보 적극 소개
국민일보는 뚜렷하게 성소수자 차별 의도를 지닌 기독자유통일당의 입장을 보도하는 데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국민일보 <기독자유통일당 "동성애 옹호 차별금지법 제정 NCCK 규탄">(4/22)은 차별금지법이 "동성애, 이단사상을 옹호해 교회와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들을 보호하는 내용"이라는 기독자유통일당의 입장을 받아썼습니다. 국민일보 <부정선거 의혹 제기 논평 낸 기독자유통일당 "정부 해명하라">(4/20), <내달 총선서 '기독' 이름 정당 기독자유통일당이 유일>(3/29) 등 선거를 앞두고 기독자유통일당의 행보를 집중 조명한 보도들도 두드러집니다.
선거를 앞두고 성소수자 혐오 기조를 보여왔던 기독자유통일당을 반복적으로 다룬 것입니다.
다양한 정체성 '동성애자'로 취급, '비참한 말로' 규정하기도
국민일보가 꼭 최근에만 이런 보도를 낸 것은 아닙니다. 2016년 국민일보의 1면 머릿기사 <단독/"동성애는 사랑이 아닙니다. 혼자 늙고 결국엔 비참해집니다">(2016/8/10)는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한 대표적 사례로서 논란이 됐습니다. 국민일보는 초기 트렌스젠더로 알려진 고 김유복씨의 일대기와 발언들을 조명하면서 '동성애는 불행의 씨앗', '동성애는 극복 대상', '동성애의 처참한 말로' 등 차별적 시선을 망라했습니다.
심지어 국민일보가 '단독'을 붙여 1면에 낸 이 기사는 이미 2015년부터 반동성애 진영에서 대부분 알려진 내용이었습니다. 국민일보는 김유복씨를 소개한 첫 문단부터 "탈(脫)동성애의 '산증인' 김유복(75)씨"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초기 트랜스젠더"라는 다음 문단의 설명과 모순입니다.
미디어오늘 <국민일보의 동성애 혐오, 기본 팩트조차 틀렸다>(2016/8/18)가 지적하듯 김유복씨는 "생물학적 성(sex)은 남성이지만 성별 정체성(gender identity)은 여성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과거 "여성 호르몬 주사를 맞고 가슴 확대 수술까지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즉, 김씨는 성정체성이 여성으로서 남성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성애자인데, 국민일보는 이러한 구분 없이 '동성애자'로 쓴 겁니다. 모든 성소수자들을 '동성애자'로 묶어 터부시하는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국민일보가 이 기사에서 "동성애의 말로는 비참하다. 결혼도 못 하고 늙고 추해진다", "동성애의 끝은 아무도 없는 외로움뿐이다.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다"와 같은 김유복씨 발언, 반동성애단체들이 2015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니다'를 강조하면서 김씨가 겪은 고난과 가난이 마치 '동성애' 때문인 것처럼 묘사했다는 점입니다.
김유복씨 건강 악화의 원인은 허리디스크 수술이 잘못된 탓이 결정적이었는데 국민일보는 이를 "수술을 받은 김씨는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됐다"고만 처리하면서 "봉사자들이 대소변을 받아내며 그를 돌봤다"는 식으로 '비참한 말로'만 부각했습니다.
동시에 반동성애 단체 다큐멘터리 출연 계기가 "동성애자들과 그 가족의 아픔과 삶의 고통을 알리고 '동성애는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며 '동성애는 치유해야 할 무엇'으로 규정한 것이죠.
김유복씨처럼 생의 말미에서 신체적 고통을 겪은 사람이면 누구나 후회와 회한의 말을 할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 동성애 자체를 질병, 고통의 씨앗으로 몰아가는 것은 '혐오'입니다. 미디어오늘은 이를 꼬집어 "현재의 불행이 과거의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일보는 한 노인이 겪은 수많은 고난 중 유독 '동성애 때문'이라는 이성애자의 말에만 주목했다. 그러나 그가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불행해졌다고 말할 수 없듯이, 성 정체성이 그를 불행하게 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한겨레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보도에도 등장한 국민일보
이뿐만 아니라 국민일보는 2018년 한겨레가 에스더기도운동의 반복적 허위조작정보 유포를 고발한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보도에도 등장했습니다.
한겨레는 에스더기도운동을 통해 허위조작정보가 퍼지는 과정을 짚었고, 이 과정에서 "에스더가 주관하거나 깊이 관여하는 다양한 행사에 반복해서 주요 강연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익명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해당 인물들 중 일부 인원이 한겨레의 보도가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 중에는 국민일보의 백상현 기자와 앞서 소개한 국민일보 기사에 인용된 부산대 길원평 교수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2월 서울서부지방법원 민사12부는 한겨레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백상현 기자, 길원평 교수 등이 실제 에스더기도운동 주최 행사에 수차례 강연자로 참석했다는 점과 함께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판결문을 입수해 보도한 뉴스앤조이 <'캐나다 항문 성교 교육'부터 '네덜란드 수간 합법화'까지... 법원, 반동성애 주장 '허위 정보' 판단>(2/21 최승현 기자)에 따르면 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애 반대 발언은 금지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동성애 반대론자의 발언은 차별금지법에 따라 처벌된다." - 국민일보 백상현 기자(판결문 8쪽)
"동성애를 비윤리적이라고 표현하면 처벌받는다", "동성애를 정상이라고 인식할 때까지 처벌해 그 생각 뜯어고치겠다는 무서운법." - 부산대 길원평 교수(판결문7쪽)
"동성애를 정상으로 공인하는 외국은 성교육 시간에 동성애 동영상을 보여 주고 동성애 하는 방법까지 가르친다. 캐나다 토론토는 7학년(12세) 때 이성간 성행위 및 '항문 성행위'를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동성애는 매우 좋은 것이며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해야 한다'고 가르쳐서 강제적으로 세뇌시킨다." - 부산대 길원평 교수(판결문 8쪽)
법원은 두 사람의 주장에 대해 "당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 따르면 단순히 동성애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7학년을 대상으로 성관계 시 동의 여부나 성병 전염 경로를 교육하면서 구강성교와 항문 성교를 언급하는 것일 뿐, 성행위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일보의 기자와 취재원이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유포한 단체에서 강연을 한 것도 모자라 직접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입니다.
코로나19마저 성소수자 혐오에 동원한 언론, 갈 길이 멀다
우리 언론에서는 여전히 에이즈의 원인이 모조리 '동성애' 때문이라는 식의 왜곡 보도가 버젓이 나오고 있으며 성적지향과 무관한 사건에서도 굳이 '동성애자'임을 부각해 시선을 끄는 기사들이 많습니다. 국민일보는 그런 언론사들 중에서도 대표적입니다. 국민일보는 특정교계가 사주인 언론사입니다. 그러나 사주가 누구이건 언론이 특정 종교의 기관지가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종합일간지라면, 신문윤리강령과 언론으로서 지켜야 할 여러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합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신문윤리강령은 제2조 언론의 책임에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적극적으로 수호"를 명시하고 있으며, 제3조 언론의 독립은 "언론이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 외부세력으로부터 독립된 자주성을 갖고 있음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를 배격하고 질병처럼 폄훼하는 기사들이 과연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것인지, 사주가 속한 특정 교계의 '반동성애' 행태에 복속된 것은 아닌지, 국민일보 언론인들은 되돌아봐야 합니다.
인권보도준칙 제8장 성적 소수자 인권은 "언론은 성적 소수자를 특정질환이나 사회적 병리현상과 연결짓지 않는다"라며 명확하게 국민일보와 같은 보도 태도를 금하고 있죠. 코로나19마저 성소수자와 연결한 우리 언론계 전반이 성찰해야할 대목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