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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유재석 혼성그룹', 이 장면에 답 있다

<놀면 뭐하니?>서 언급된 혼성그룹 보니 엠, 90년대 한국 댄스 가요의 뿌리 역할

등록|2020.05.18 13:02 수정|2020.05.18 13:02
 

▲ 지난 16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MBC <놀면 뭐하니?>가 2주 연속 혼성그룹 도전기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9일 1990년대 가요계 인기스타들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재석 댄스그룹' 결성에 나선 데 이어 16일에는 주요 후보군과의 미팅 겸 오디션을 진행했다. 이효리, 비 등 당대 최고 스타들뿐만 아니라 광희(제국의 아이들), 헨리(슈퍼주니어 M) 등 아이돌 출신 연예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유재석 댄스그룹에 대한 기대를 모으게 했다. 

이 과정에서 <놀면 뭐하니?> 측은 해외 혼성그룹의 예로 1970~80년대 인기를 얻었던 독일 출신 보니 엠(Boney M)을 수시로 소환하고 있다. 요즘 젊은 시청자와 음악팬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7080세대들에겐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룹 보니 엠. 그 시절 음악 좀 들었다는 사람들에겐 색다른 감회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보니 엠, 7080 유럽 댄스클럽 음악의 대명사
 

▲ 그룹 보니 엠의 주요곡을 모은 히트곡 모음집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사실 요즘 세대에게 보니 엠의 이름은 생소하다. 하지만 각종 가요의 샘플링, 영화와 예능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히트곡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는 친숙하다. 'Daddy Cool'은 DJ DOC의 'Run To You' 샘플링으로 활용되었고 'Happy Song' 역시 NRG의 '히트송'에 삽입된 바 있다. 특히 'Sunny'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써니>의 동명 주제곡으로 큰 역할을 담당했고 'Bahama Mama'는 <무한도전>의 '하나마나 송'으로 번안되어 발표되기도 했다.

독일 출신 프로듀서 프랭크 파리안의 주도로 결성된 보니 엠은 자메이카계 독일과 네덜란드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혼성 4인조 팀이다. 비록 미국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영국과 독일을 주 활동무대로 삼으며 흥겨운 댄스 음악을 선보여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Rivers Of Babylon'을 비롯해 영국 팝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싱글 11곡 중 2곡이 바로 보니 엠의 노래임을 감안하면 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해외 팝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셈이다. 정규 음반 보단 단일곡 중심으로 인기를 끈 탓에 열혈 팬덤이 부재했고 프랭크 파리안이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다 보니 멤버 대 프로듀서 갈등 속에 1980년대 후반 조용히 무대에서 사라진 게 아쉬울 따름이다.

여성 보컬의 역할은 혼성 그룹의 '기본' 
 

▲ 지난 9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보니 엠이 재등장한 것일까? 보니 엠의 멤버 구성이 향후 등장하는 1990년대 한국 혼성 댄스그룹의 조합과 제법 닮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룰라, 샵, 영턱스클럽, 콜라, 자자, 스페이스A, 코요테 등에 이르는 상당수 혼성팀 내에서 여성 보컬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보니 엠 역시 전성기 때의 인기곡 상당수에서 여성 멤버들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음악적 흐름을 좌우하는 능력 있는 프로듀서 및 작곡가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1980년대 말 가짜가수 밀리 바닐리를 만들어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보니 엠을 탄생시킨 프랭크 파리안은 미트 로프, 파 코퍼레이션, 배우로 더 유명한 <전격Z작전> 데이빗 핫셀호프 등이 부른 노래를 작곡하며 유럽 팝 음악계에서 입지를 굳혔다.

이와 유사하게 룰라에선 리더 이상민이 그런 역할을 도맡았고 쿨(윤일상), 샵(박근태), 코요태(주영훈) 역시 뛰어난 프로듀서 역량으로 해당 팀의 특징을 확실하게 만들어줬다.

예측 불허의 멤버 조합, 웃음도 기대
 

▲ 지난 9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MBC


평소 유재석이 선호하는 1990년대 한국 댄스 가요의 줄기가 보니 엠으로 시작된 1980년대풍 유로 댄스 음악과 맞닿아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적당한 리듬감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 등은 1990년대 댄스 가요와 보니 엠 음악의 교집합 요소였다.

현재로선 유재석 댄스그룹의 최종 멤버가 어떤 조합으로 탄생할지 예측불허다. 비, 이효리 등 초특급 스타 합류를 원하는 시청자들도 다수인 반면 방송에서 제기된 것처럼 자칫 주인공 유재석이 그들의 카리스마에 눌려 3~4분 내내 '보니 엠 댄스'만 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도 나온다.

1990년대 감성을 이해할 줄 아는 젊은 연예인들의 참가 가능성을 크게 열어둔 만큼 세대를 초월하는 폭넒은 연령대의 팀 조합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 광희, 헨리와의 면담에서 유재석이 강조했던 사항 역시 이 부분이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올여름을 강타할 슈퍼 예능 댄스 그룹의 큰 그림은 방송을 거치면서 하나둘씩 구체화되고 있다. 누가 멤버로 최종 확정될지는 여전히 안개 국면이지만 2주 동안 수시로 초대 손님들에게 보니 엠 영상을 보여주면서 그룹 합류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것은 제법 큰 의미를 가진다. 보니 엠의 'Happy Song' 마냥 흥겹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행복감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겠다는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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