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는 급식 농가... '농산물 꾸러미'로 숨통 트나
경남교육청·경남도, 농산물 꾸러미 배송 시작... 사천 39개교 1만1617명 학생 대상
▲ 사천의 한 농가에서 경남의 학생들에게 배송될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느타리버섯을 포장하고 있다. ⓒ 뉴스사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급식 농가를 위해 경남도교육청과 경남도가 '농산물 꾸러미' 배송이라는 대책을 내놨다.
이 사업의 핵심은 중단된 학교급식을 대체해 각 학생의 가정에 농산물 꾸러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농산물 꾸러미는 도내 초·중·고·특수학교 978개교의 37만5000명 전체 학생 가정에 전달된다. 사천에서는 초·중·고 39개교 1만1617명의 학생이 농산물 꾸러미를 받게 됐다.
▲ 14일 찾은 사천의 한 농가는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버섯을 납품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 뉴스사천
14일 찾은 사천의 한 농가는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버섯을 납품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정동면에서 친환경 버섯을 재배하는 차종환씨는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느타리버섯 1만8000팩을 납품한다. 오전에는 마트에 갈 버섯을 포장하고, 오후에는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버섯을 포장한다. 농가에서 납품된 버섯은 물류센터에서 각 가정으로 배송될 꾸러미에 담긴다.
차종환씨는 "저희 같은 지역 농가에서는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참 고마운 일이죠. 큰 이윤보다는 납품처가 생겼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현재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천 지역에서 근무하는 영양교사들도 농가를 찾아 신선한 농산물이 납품되는지 확인했다.
한 영양교사는 "농가에서 신선제품을 잘 납품하겠지만, 아이들에게 가는 농산물꾸러미니까 급식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 사천에서 근무하는 영양교사가 농가에서 납품되는 농산물을 살피고 있다. ⓒ 뉴스사천
사천시친환경농업협회(협회장 김형석)에 따르면 사천에서는 60여 농가가 급식에 쓰이는 친환경 농산물을 기른다. 친환경 농가의 경우 코로나19로 받은 타격은 더 크다. 원자재와 환경 부분은 물론,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다 보니 타 농가에 비해 비용 면에서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등교가 연기되며 3월부터 4월까지 약 73.6톤을 납품하지 못해 농가들은 2억8200만 원의 피해를 봤다. 차종환씨의 버섯 농가도 1500만 원의 피해를 봤다. 납품처가 없어 애써 기른 농작물을 버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 '농산물 꾸러미'에 들어갈 느타리버섯. ⓒ 뉴스사천
차씨는 "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연기되면서 납품처가 사라져 애로사항을 많이 겪었다"며 "하루에 800kg 정도의 버섯을 생산하는데, 3~4월의 경우 생산량의 절반을 폐기하다시피 했다"고 털어놨다.
차 씨의 바람은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 농산물 소비처가 늘어나는 것이다.
그는 "저희 농가뿐 아니라 모든 농가가 힘든 시기인데, 농산물 꾸러미 배송을 시작으로 농산물 소비처가 늘어나고, 경기가 예전처럼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사천에서 친환경 버섯을 재배하는 차종환 씨는 하루빨리 코로나19가 끝나 농산물 소비처가 늘어나길 바라고 있다. ⓒ 뉴스사천
한편, '학교급식 경남 농산물 꾸러미 지원' 사업에는 경남교육청, 경남도, 농협경제지주경남지역본부(농협영남농산물물류센터), (영)경남친환경연합사업단이 참여했다. 사천 지역은 20일부터 29일까지 학생들의 가정에 농산물 꾸러미가 배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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