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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이렇게라도 안했으면 다 죽었을 것"

[현장] 활기 되찾은 창원 상남시장 "전달 대비 20~30% 매출 늘어"

등록|2020.05.20 07:38 수정|2020.05.20 07:38

▲ 창원 상남시장 입구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알리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 5월 19일 창원 상남시장. ⓒ 윤성효


"이렇게라도 안했으면 다 죽었을 것이다."
"좀 샀더니 오랜만에 장바구니가 좀 무겁다."


19일 경남 창원 상남시장에서 만난 가게 주인과 손님의 말이다. 코로나19 영향이 여전하지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통시장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창원에도 확진 사례가 나오자 상남시장을 비롯한 전통시장들이 2월부터 임시휴장에 들어갔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전통시장이 순차저으로 재개장했지만 예전만큼 손님이 들지 않았다.

창원의 상남동 상업지역과 붙어있는 5일장인 상남시장(4일, 9일)에도 여파가 계속됐다. 한때 저녁시간에는 오가는 사람은 물론 차량도 뜸할 정도였다.

하지만 5일장이 선 19일 상남시장 분위기는 달랐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다만 예전처럼 손님을 끄는 고함소리는 많이 들리지 않았다. 상인과 손님 모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하고 있었고 감염을 염려해 호객행위 자체를 제자했기 때문이었다.

인근에 사무실이 있어 자주 상남시장을 찾는다는 이아무개(43)씨는 "사람이 좀 많은 편인데 의외도 조용하다. 고함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 보니, 코로나를 의식해서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히 활기 찾고 있는 상남시장
   

▲ 창원 상남시장 한 가게에 붙어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가맹점 안내문구. ⓒ 윤성효


장바구니에 잔뜩 물건을 산 50대 여성은 "우리 집은 네 가족이라 지원금을 좀 받았다. 마음은 가볍게 왔고, 오랜만에 물건을 좀 샀더니 장바구니가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렇게라도 보상을 받는가 싶으니 위안이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빨리 없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상남시장의 한 식당 주인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나서부터 손님이 30% 가량 늘어난 것 같다"며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과일가게 주인은 "지난 달(4월)과 비교해서 보면 (매출이) 많이 좋아졌다. 정부와 경남도에서 지원금을 주고, 저소득층과 아동지원금도 풀리고 하면서 소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달보다는 20~30% 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지원금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라도 안했으면 다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만 상남시장 상인회장은 "오늘은 5일장이 서는 날이라 먼 지역 사람도 많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50~60% 정도 수준이다. 완전히 회복된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신 회장은 "긴급재난지원금도 좋지만, 정부가 좀더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을 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자영업자들이 소득이 많이 줄었으니 돈을 더 지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직장인은 봉급을 받는 사람들이라 코로나19가 오나 안 오나 수입은 같다. 직장인들에게 지원금은 봉급 외 수입이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진열 창원시 경제국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본다. 가게마다 나아지고 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며 "지원금 효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지역 경제가 살아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관련 정부는 모든 가구에 40만~100만원씩을, 경남도는 18개 시군과 함께 소득하위 50% 가구(64만)에 20만~50만원씩을 지원한다. 지난 18일 기준 정부 지원금은 58% 이상, 경남형 지원금은 82% 이상 지급됐다.
 

▲ 5월 19일 창원 상남시장. ⓒ 윤성효

  

▲ 5월 19일 창원 상남시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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