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 "긴급재난지원금, 도움 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전문가들 "몇차례 추가 지원 필요"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해 가라앉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최대 100만 원(4인 기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 10명 중 약 7명은 이에 대해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마이뉴스>는 19일(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총 통화 7891명, 응답률 6.3%)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효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 몇몇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중앙정부의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긴급재난지원금이 귀댁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1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번.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다
3번.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4번.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5번. 잘 모르겠다
조사 결과,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71.9%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25.6%에 그쳤다(잘 모름 2.5%). 특히 4점 척도로 살펴볼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38.9%로 가장 높게 나타나 체감 효용성의 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응답이 33.0%였고, 이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14.9%,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10.7% 순이었다.
모든 지역과 연령대에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높았다. 80%대를 기록한 광주/전라(86.7%)와 대전/세종/충청(80.9%)를 비롯해 경기/인천(73.0%)과 서울(72.5%)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긍정 응답이 가장 많았던 연령은 76.1%를 기록한 30대였다. 이어 40대 75.2%, 60대 71.5%, 70대 이상 70.4%, 18~29세 69.4% 그리고 50대 69%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지지정당에 따른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거의 전부인 90.9%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도움됨' 44.7% - '도움 안됨' 52.0%로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이념성향별 분석에서는 진보층에서는 89.0%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보수층은 '도움됨' 49.1% - '도움 안됨' 47.6%로 팽팽했다. 중도층은 67.7% 대 30.7%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쪽이 두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 "처음으로 정부 지원 체감했을 것... 일회성으로 끝내선 안돼"
▲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방문 신청 첫 날인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1,2,3,4 가 주민센터에서 별도로 마련한 긴급재난급접수처에서 선불카들을 발급하고 있다. ⓒ 이희훈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상된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가 수 차례 더 긴급재난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일부 전문가들이 엉터리 이론을 적용하면서 정부 지원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사실 예고됐던 일"이라며 "그동안 정부는 기업을 중심으로 돈을 썼는데,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처음으로 정부의 지원을 체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 교수는 "정부 지원을 일회성으로 끝내선 안된다"며 "오는 12월까지 3~4차례 추가로 지원해도 재정에 부담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마이너스(-)로 예상된 우리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이 서민·중산층 가계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부자들의 경우에도 재난 상황에서 배제되지 않고 국가로부터 응원 받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 소장은 "이번 지원에 대한 성과가 측정된다면 올해 하반기 이번 지원금의 절반 정도라도 한 번 더 지급돼야 할 것"이라며 "서민 가계가 힘을 얻고 지역경제가 활성화하면 얻는 것이 더 클 것이다,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 세금을 내면 국가 재정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했다.
추후에는 지원대상에 대해 좀더 세밀한 타게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업종, 직종에 대해 좀 더 집중적으로 도와줄 필요가 있다"며 "지난 1·2차 추가경정예산은 재난지원이라는 측면에서 비효율적으로 쓰였다"고 말했다.
벌써 1598만 가구에서 10조220억 신청
▲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방문 신청 첫 날인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1,2,3,4 가 주민센터에서 별도로 마련한 긴급재난급접수처에서 선불카들을 발급하고 있다. ⓒ 이희훈
소득에 관계 없이 모든 가구에 지급하고 있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19일 0시 기준 전국 1598만 가구가 신청해 모두 10조22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4일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등 수급가구 약 280만 곳을 시작으로,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카드회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긴급재난지원금 충전 신청을 받았다. 이후 18일부터는 주민센터 등을 통해 지역사랑상품권, 선불카드 형태의 지급과 관련한 신청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앞서 일부 지자체들도 별도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서울시는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중 기존 복지제도 혜택을 못 받는 가구 가운데 4인 가구에 재난긴급생활비 55만원을 지급했다. 경기도의 경우 재난기본소득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합한 4인 가구 수령액은 시·군에 따라 147만~287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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