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 표지 (사진 = 출판사 CPN) ⓒ (주) 씨피엔
소설 <세빌리아 이발사의 모자>가 1998년도 처음 출간된 후, 2020년에 새롭게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제목만 보면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를 본 따 만든 서양식 희곡을 떠올릴 수 있지만, 내용은 6070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묘사된 이발사에 대한 것이다.
서술되는 공간 역시 김대성의 마을에 국한되어 있지만, 그 속에서 6070세대의 어린 시절과 세빌리아 이발사 아저씨를 통해 전쟁이 남긴 후유증을 표현했다.
책 서문에서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어른 동화'라고 묘사되어 있다. 막상 책의 마지막까지 읽고 덮으면 어린 아이의 시각에서 묘사된 상황을 보는 어른 독자들은 또 다른 시각으로서 소설을 이해하게 된다.
'열사병'을 무서워해 모자를 사 달라 조르는 모습, 수박서리를 하다 들켜 매번 혼나면서도 멈추지 않는 모습, 매서운 빗속에서 세빌리아 이발사를 바라보던 모습, 마지막 편지를 통해 비밀을 알게 되는 모습 등 사건들이 촘촘하게 모여들면서 서술되는 상황은 마음에 강하게 남는 슬픈 동화로 남는다.
260페이지에 담긴 어른을 위한 동화. 누군가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 여운을 남기는 동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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