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 누명 쓴 엄마... 진짜 억울한 사람은 누구인가
[미리보는 영화] 법정 드라마의 묘미가 담긴 <결백>
▲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결백을 주장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의심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 주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의심 또한 비례한다.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고 있고 누군가는 억울한 상황, 과연 쉽게 뒤집어질 수 있을까.
대부분의 법정 드라마물이 바로 이런 억울함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결은 많이 달라지겠지만 치열한 법리 공방, 증거 수집, 논리 싸움이 주다. 곧 개봉할 영화 <결백>은 이런 법정물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모녀 관계, 나아가 왜곡된 한 가정 내 관계를 짚어내며 꽤 흥미를 끈다.
꿈을 이뤄 유능한 변호사가 된 정인이 다시 본인이 나고 자란 고향으로 내려와 사건 하나하나를 해결해 가는 게 <결백>의 기본 골격이다. 여타 법정물이 그렇듯 진실을 가리려는 자와 밝히는 자가 치열하게 다투는 데 이 지점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 허준호의 연기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시장에서 도지사를 꿈꾸는 추인회(허준호)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 일부의 이권 다툼이 개입돼 있다. 단순히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보이지만 길게는 20여 년 전 특정 사건까지 엮여 있어, 이야기에 꽤 집중해야 연결고리와 사건의 실마리를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손쉽게 떠 먹여주거나 통쾌한 법정 신을 내세운 다른 영화와 달리 <결백>은 복잡한 얼개를 품고 있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해당 장르 마니아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녀 관계, 두 여성 배우가 전면에 나선 작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 가족 서사를 눈여겨볼 만하다. 조력자가 아닌 사건의 중심 인물, 그리고 가부장제에서 벗어나려 한 두 여성의 고군분투가 꽤 깊게 그려졌다.
영화는 <그때 그사람들>, <사생결단>,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의 조연출을 맡았던 박상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의 욕심과 패기가 짙게 담겨 있기도 하다.
한 줄 평: 장르적 쾌감과 이야기의 탄탄함을 동시에 취했다
평점: ★★★★(4/5)
영화 <결백> 관련 정보 |
연출: 박상현 출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등 제작: 영화사 이디오플랜 제공: (주)키다리이엔티,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배급: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코리아, (주)키다리이엔티 러닝타임: 11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6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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