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전국민 고용보험이 기본소득보다 더 중요하다"
CAC 글로벌 서밋 종료, "재난은 가난한 사람에게 먼저 온다, 고용보험 전면화해야"
▲ 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다목적홀 스튜디오에서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을 마무리하는 종합대담 세션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 정치학 박사 김지윤씨. ⓒ 서울시 제공
'포스트 코로나'를 화두로 한 서울시의 온라인 국제회의 'CAC 글로벌 서밋 2020'이 5일 막을 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 스튜디오에서 패널들과 함께 회의 성과를 공유하고 방향을 정리하는 '종합대담 세션'에 참석했다.
고재열 전 <시사IN> 기자는 "박원순 시장은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선제적 대응, 신속한 대응, 끈질긴 대응을 보여줬다"면서 "신천지와 구로콜센터, 이태원클럽 사태 등의 위기 국면을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세계 거대 도시들의 표준을 서울이 배우려고 했는데 이제는 뉴욕, 모스크바, 베이징, 도쿄보다 더 많은 모범을 서울이 보여주고 있다"면서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가 전 세계 위도와 경도의 표준을 만든 것처럼 서울이 하나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집에 비가 줄줄 새는데 방 안에 양동이를 받쳐놓은 형국처럼 코로나19 사태에서 노동자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 미가입 상태여서 사회안전망의 취약성이 확인했다"고 하자, 박 시장은 "지금이야말로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폭우가 쏟아지면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비를 쫄딱 맞는 사람도 많다. 위기나 재난은 늘 가난한 사람에게 먼저 온다. 대기업 노동자나 정규직은 4대 보험이 다 되지만 일자리도 없어지고 수입 급감한 사람들은 더 어려워진다.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위기가 재앙이 될 것이다. 전국민 고용보험제를 신속하게, 전면적으로, 이번 기회에 하지 않으면 어렵다."
박 시장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긴급생활재난비와 관련해 "상위 30%까지 다 주면 좋지만, 그 돈을 수입이 끊기고 직업을 잃은 분들에게 더 지급하는 게 불평등 해소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전국민 고용보험제가 기본소득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이 대표하는 '보편복지' 담론에 대해 취약계층 지원을 고리로 한 '선별복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프로야구 투수 출신의 심수창 해설위원과의 온라인 대담에서는 "무관중 경기를 제한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 시장은 "프로야구를 무관중으로 하고 있지만, 이젠 관중을 조금 들여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야구장에 몇 만 명이 들어가는데 1/10 정도는 띄엄띄엄하게, 8대 방역수칙 지키는 범위 안에서 관중을 늘리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저보다) KBO가 더 보수적이더라"고 전했다.
KBO는 당초 지난달 29일 주말 3연전부터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6월 14일 이후로 연기한 상태다.
심 해설위원도 "선수 입장에서는 삼진을 잡거나 홈런을 쳤을 때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면 전투력이 상승해서 더 좋은 경기력 보여줄 수 있는데 관중들이 없어서 아쉽다"면서 "관중석 간격을 유지하고 1000~1500명 정도 입장시키면 '한국이 방역을 잘 한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맞장구쳤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은 교육 격차를 우려하는데 온라인 교육 컨텐츠의 질이 부실하다"는 학부모의 지적에 박 시장은 "앞으로는 온라인 교육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데 (온라인 수업이) 시작한 지 얼마 안돼서 컨텐츠가 약한 것은 사실"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에 얹을 수 있는 컨텐츠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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