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술정보원 원격수업시스템 책임자 조사, 당사자 반발
KERIS "전산 오류 구조적 문제 점검 차원"...해당 본부장 “기관장 욕보인 죄냐?”
▲ 원격교육시스템인 e-학습터 첫 화면. ⓒ 인터넷 갈무리
교육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온라인 원격수업시스템 운영을 총괄한 본부장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본부는 온라인개학 기간 동안 초중고 원격수업시스템을 책임졌으며,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고 있는 현재도 이 시스템을 맡고 있는 상태라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KERIS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e학습터, K-에듀파인, 처음학교로 등 3개 시스템을 운영하는 우리 기관 내 3개 본부에 대해 자체점검을 벌이고 있다"면서 "지난 해 말부터 자꾸 전산 오류 등의 문제가 지적됐는데 의사결정 과정에 구조적 문제점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학습터는 온라인개학은 물론 등교수업이 진행되는 현재에도 운영되는 주요 원격수업시스템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조사를 받는 당사자인 김아무개 'e학습터' 운영 본부장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e학습터 운영 관련해서 기관장의 특별 지시로 내부 감사를 받고 있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냐고 항의했더니 기록이 남는 감사가 아니라 점검 차원이란다"고 조사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본부장은 "잘못에 대한 재발 방지가 목적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걸까"라면서 불만을 나타낸 뒤 다음처럼 적었다.
"데이터 유실을 방조한 죄, 게시판 해킹 시도를 이틀 뒤에 보고한 죄, 100가지가 넘는 정보보안 조치를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은 죄, 서버 확충하는 일이나 하면서 힘들다고 징징댄 죄, 이 수많은 대역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인정하는 유일한 죄는 형사진술서에 가까운 답변서를 쓰느라 며칠째 끙끙대는 직원들을 보면서, 공개석상에 기관과 기관장을 욕보인 죄다."
이번 조사에 대해 김 본부장은 KERIS 원장이 참석한 내부 회의에서도 강한 불만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이뉴스>는 김 본부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교육단체 임원(초등교사)은 페이스북 댓글에서 "긴급한 (원격수업) 상황 속에서 서버 확대하고 이만큼 잘 굴러가도록 안정시킨 게 누구냐"면서 "(조사를 벌인다니) 정말 화가 난다"고 적었다.
원격수업 전문가인 한 초등교사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말 어려운 시기에 이나마 원격수업시스템을 운영했고, 이 일이 아직도 진행 중인데 사업 중간에 조사를 벌이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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