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왔습니다" 대구 소방서에 돈봉투 두고 사라져
소방관 위해 써달라며 익명으로 현금·편지 전달... 대구소방본부 "기부자 뜻대로 용품 보급 예정"
▲ 지난 19일 광주에서 보험설계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한 남성이 대구 동부소방서를 찾아 감사 편지와 함께 현금이 든 돈봉투를 던지고 사라졌다. ⓒ 대구소방본부 제공
광주 출신 40대 남성이 대구의 한 소방서에 현금과 감사 편지가 동봉된 봉투를 남기고 사라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한 남성이 지난 19일 오후 10시께 대구 동구 신천동에 있는 동부소방서 청사 사무실에 들어왔다.
당시 근무를 서던 소방관이 급하게 밖으로 나가 이 남성을 찾았으나 순식간에 동대구역 방향으로 사라져 찾을 수 없었다.
이 남성이 소방서에 던지고 간 봉투에는 각각 현금 152만 원과 자필로 쓴 감사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이 남성은 편지에서 "저는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 지역 설계사분들을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해 드렸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항상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애쓰시는 소방관님들께' 기부합니다"라고 썼다.
이어 "전국의 모든 소방관님들 모두 수고가 많으시지만 아무래도 초창기에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대구) 소방관님들께서 더 힘드셨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으로 기부를 하게 됐다"며 "많지는 않지만 소방용구가 필요한 소방관님께 유용하게 사용되길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소시민으로서 소방관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빛고을 보험설계사가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고 마무리했다.
이 남성은 이날 광주에서 대구로 와 대구 지역 보험설계사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 뒤, 강의료를 받은 돈을 익명으로 기부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소방(구급)용품을 구매해서 구급대원들에게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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