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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일 만에 홈런' 두산 국해성, 드디어 잠재력 터트릴까

[2020 KBO리그] 육성 선수로 두산 입단... 지난해부터 두각 나타내

등록|2020.06.21 09:27 수정|2020.06.21 09:28

▲ 올 시즌 잠재력 드러내기 시작한 국해성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의 국해성은 올시즌 날아오를 수 있을까.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선 202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시즌 다섯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두산은 지난 14일에 이어 박종기를 대체 선발로 기용했다. 그러나 LG의 선발 투수는 에이스 켈리로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박종기는 켈리와의 맞대결에서 인생투를 펼치며 보란듯이 승리를 거뒀다. 이날 박종기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3K 무실점으로 LG의 타선을 잠재우며 데뷔 첫 선발승을 수확했다. 대체 선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LG를 상대로 호투하며 많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팬들을 놀라게 한 건 박종기만이 아니었다. 국해성의 활약 또한 인상 깊었다.

이날 8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국해성은 첫 타석부터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다. 2회 2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국해성은 켈리의 135km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겼다. 경기 초반부터 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이다. 국해성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9회초 무사 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국해성은 문광은의 직구를 받아쳐 1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LG의 추격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린 안타였다.

이날 국해성은 4타수 2안타 3타점 1홈런을 기록하며 팀 공격에 가세했다. 또한 무려 1106일 만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국해성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3연승에 성공했고 2위와의 격차도 좁혔다.

국해성은 어린시절부터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프로 데뷔 후 좀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면서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국해성은 당시 미국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에게 관심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당시 시카고 컵스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미국행이 확실시됐다. 때문에 2008 신인드래프트에서 어느 팀도 국해성을 지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컵스가 국해성의 팔꿈치 상태를 이유로 계약을 파기하면서 미국행이 불발됐다. 이로 인해 국해성은 졸지에 대학도 프로도 갈 수 없는 신세가 됐다.

다행히 두산이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2008년 국해성은 신고 선수(육성 선수)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이후 2009년에는 정식 선수로 승격됐다. 하지만 잦은 부상 때문에 1군에서 뛸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2015시즌부터 간간이 백업 요원으로 1군에 콜업됐을 뿐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눈에 띄는 기량 향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국해성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1군에서의 기록은 별로 없지만, 그는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48경기에 출장해 0.365의 타율과 3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한 10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을 거머쥐며 남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국해성은 이번 시즌에도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다 지난 13일부터 꾸준히 1군에 출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에는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20일에도 홈런을 쏘아 올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좀처럼 터지지 않던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국해성은 스위치 히터라는 점에서 활용폭이 높다. 또한 강한 파워와 장타력도 겸비하고 있다. 물론 수비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 앞으로 국해성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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