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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에게 듣는 '사기당하지 않고 사는 법'

임채원 부장검사, 부안군 공무원 상대로 강연

등록|2020.07.03 11:50 수정|2020.07.03 12:00

임채원 검사의 사기예방 특강 ▲임채원 전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이 1일 오전 전북 부안군청 대강당에서 “사기 당하지 않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 신영규


"사기범은 왜 계속 사기를 칠까요.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을 했더니 고소율이 20%밖에 안 돼요. 고소 사건에 대해 기소율도 21%밖에 안 됩니다. 1억 원 미만의 사기를 쳤다면 1년 정도 교도소 갔다 오면 됩니다. 형량이 너무 약하죠. 그러니 사기는 남는 장사가 될 수밖에요."

임채원 전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부장검사)은 1일 오전 부안군청 대강당에서 200여 명의 부안군 공무원을 상대로 "사기당하지 않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임 검사에게는 사기 사건 베테랑 검사 외에 '스타 강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현직 검사가 들려주는 '대국민 사기 범죄 대처법'이 "너무 유익하다"라는 게 강의를 들은 청중의 반응이다. 무료강의다.

'예방이 최선'

"사기 범죄는 날로 진화해 10건의 고소 중 2건만 인정받는 게 현실이에요. 그러나 전적으로 사기범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사기당한 사람들도 일확천금을 노렸지 않았습니까? 상식을 모르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돼 있어요. 예방하는 게 최선이죠."

첫째, 사기범은 장밋빛 미래를 말하지 절대 부정적인 얘기는 안 한다고 한다. 두 번째는 가급적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증거를 남겼다간 자신이 구속되니까.

"우리는 왜 사기를 당할까요. 우리가 낚시할 때 밑밥을 뿌립니다. 마찬가지로 사기꾼들도 밑밥을 뿌려놓고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면 다음 단계로 접근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기를 당하죠."

임 검사는 사기 피해자한테 질문한다. '왜 사기를 당했냐고' 하면 자신도 모르겠고 뭔가 씐 것 같다고 한단다. 그는 사기꾼 최면에 걸리지 말자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사기꾼의 수법을 정확히 알고 대처해야 한다.

사기꾼의 인상은 뭔가 다르다는 것. 다시 말해 첫 느낌이 안 좋은 사람은 경계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상식에 어긋나는 제안을 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반드시 문서로 증거를 남겨야 하며, 마지막으로 다운계약서를 함부로 써 줬다간 사기 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기범은 자신이 사기를 쳤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임 검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이 아닌 문서로, 돈을 빌려줄 때는 반드시 무슨 이유로 돈을 빌려 갔다는 용도를 써야 한다. 만약 용도를 안 쓰면 피해자는 복잡해진다. 당사자 간 녹음은 위법이 아니라는 점도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생각하고, 또 한 번 확인하고 끝까지 경계의 눈치를 살피는 길만이 사기를 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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