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지켜야 뇌도 지킬 수 있다니
청력 검사 받은 친구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만약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오감 중에 단 하나의 감각만을 살릴 수 있다면 나는 주저없이 '눈(시각)'을 선택할 것이다.
오감에 대한 제약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장애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생각 없는 발언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내가 시각에 집중하는 이유는 '죽음=눈을 감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식이 내면에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친구 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친구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청각 테스트를 하러 검진소를 찾았다. 청능사에게 약 1시간 동안 검사를 받으셨다.
청능사란 청각장애인의 청각능력을 평가 및 상담하거나 보청기가 필요한 난청인에게 의료적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청각사와 구별된다고는 하나 내가 비전문가라 이 둘의 차이는 크게 못 느끼겠다.
이 테스트는 단순히 귀에 주는 신호음의 듣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음역대, 거리, 환경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 검진 카테고리에 따라 많은 검사를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큰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작은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듯이, 상이한 청각 능력을 다양하게 테스트하여 주변 환경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에 따라 청력의 보완 및 손실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친구 아버지는 청각테스트 결과 왼쪽과 오른쪽의 청력이 모두 100% 미만인 것으로 나왔다. 어느 쪽 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청력이 각각 30%, 70%씩 측정되었다. 청능사는 10년 전 한쪽 귀를 수술하신 후부터 양쪽의 청각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졌다고 한다.
좀 더 일찍 오셨으면 이 정도의 청력 손실은 늦출 수 있었다고. 친구는 지나간 시간과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 그리고 후회를 느꼈다고 한다.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너도 얼른 알아 봐, 너희 아버지도 귀가 잘 안 들리신다며."
청력의 손실은 보청기의 보조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청력의 기능을 일정 수준 보전해야 뇌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응? 잠깐만, 뇌라니…'
그렇다. 청력이 손실되면 들리는 소리로 얻는 정보에 오류가 발생되면서 뇌에서 처리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각하면 치매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듣는 정보의 처리가 취약해질 경우 말하기 능력도 어눌해질 수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발음이 잘 꼬이거나 더듬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자신도 그렇게 변할 수 있다며 서로 올바른 말하기를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난다. 듣는 정보가 뇌의 정보 처리와 말하기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청각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신체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뇌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미각, 촉각도 모두 중요하다. 다만, 그동안 시각적 소중함에만 편향되어 그 외에는 괜찮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웠다.
우리 아버지도 연세가 깊어지면서 목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변하고 있다. 어머니는 "가는 귀가 먹어서 그런다 얘"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아버지도 "내가 안 들리니까 남도 안 들릴까 봐 더 크게 말하게 되네"라고 하셨다.
고령시대가 다가오면서 보청기는 우리 부모님들의 필수 보완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청력 검진부터 예약하러 가야겠다.
참고로, 아버지들은 보청기 착용과 자존심의 상관관계가 꽤 크신 것 같다. 자신이 무슨 보청기냐고,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하시니까. 만약 보청기를 해드려야 한다면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 지금 보청기는 이어폰이나 마찬가지에요."
오감에 대한 제약을 겪어보지 않았기에 장애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생각 없는 발언일 수도 있다. 이처럼 내가 시각에 집중하는 이유는 '죽음=눈을 감다'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인식이 내면에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다.
▲ ▲ 청각은 말하기는 물론 뇌의 정보처리에 매우 중요하다. ⓒ Pixabay
청능사란 청각장애인의 청각능력을 평가 및 상담하거나 보청기가 필요한 난청인에게 의료적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다. 청각사와 구별된다고는 하나 내가 비전문가라 이 둘의 차이는 크게 못 느끼겠다.
이 테스트는 단순히 귀에 주는 신호음의 듣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음역대, 거리, 환경 등 다양하게 세분화된 검진 카테고리에 따라 많은 검사를 거치게 된다.
예를 들면 큰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작은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 있듯이, 상이한 청각 능력을 다양하게 테스트하여 주변 환경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에 따라 청력의 보완 및 손실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친구 아버지는 청각테스트 결과 왼쪽과 오른쪽의 청력이 모두 100% 미만인 것으로 나왔다. 어느 쪽 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청력이 각각 30%, 70%씩 측정되었다. 청능사는 10년 전 한쪽 귀를 수술하신 후부터 양쪽의 청각 밸런스가 조금씩 무너졌다고 한다.
좀 더 일찍 오셨으면 이 정도의 청력 손실은 늦출 수 있었다고. 친구는 지나간 시간과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 그리고 후회를 느꼈다고 한다.
"나처럼 후회하지 말고 너도 얼른 알아 봐, 너희 아버지도 귀가 잘 안 들리신다며."
청력의 손실은 보청기의 보조로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청력의 기능을 일정 수준 보전해야 뇌도 지킬 수 있다고 했다.
'응? 잠깐만, 뇌라니…'
그렇다. 청력이 손실되면 들리는 소리로 얻는 정보에 오류가 발생되면서 뇌에서 처리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심각하면 치매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듣는 정보의 처리가 취약해질 경우 말하기 능력도 어눌해질 수 있다고 한다.
어렸을 적 초등학교 선생님께서 발음이 잘 꼬이거나 더듬는 친구가 옆에 있으면 자신도 그렇게 변할 수 있다며 서로 올바른 말하기를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난다. 듣는 정보가 뇌의 정보 처리와 말하기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청각은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신체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뇌와 깊숙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청각뿐 아니라 시각, 후각, 미각, 촉각도 모두 중요하다. 다만, 그동안 시각적 소중함에만 편향되어 그 외에는 괜찮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 나의 무지함이 부끄러웠다.
우리 아버지도 연세가 깊어지면서 목소리가 더욱 우렁차게 변하고 있다. 어머니는 "가는 귀가 먹어서 그런다 얘"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에 아버지도 "내가 안 들리니까 남도 안 들릴까 봐 더 크게 말하게 되네"라고 하셨다.
고령시대가 다가오면서 보청기는 우리 부모님들의 필수 보완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청력 검진부터 예약하러 가야겠다.
참고로, 아버지들은 보청기 착용과 자존심의 상관관계가 꽤 크신 것 같다. 자신이 무슨 보청기냐고, 그런 것은 필요 없다고 하시니까. 만약 보청기를 해드려야 한다면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버지, 지금 보청기는 이어폰이나 마찬가지에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