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했다" 박지원은 51.3% - 이인영은 44.6%
[오마이뉴스 주간 현안 여론조사] "잘못했다"는 둘 모두 39.9%...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나
▲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 권우성·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지명에 국민 여론은 긍·부정 평가가 팽팽하지만, 박지원 국정원장 지명에는 절반 이상이 "잘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현재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외교안보라인을 쇄신하면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청와대 안보실장으로 임명하고, 이인영 민주당 의원을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오마이뉴스>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7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총 통화 7873명, 응답률 6.4%)을 대상으로 이번 인사 중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인 통일부장관과 국정원장 지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질문은 다음과 같다.
Q1. 선생님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인영 의원을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잘했다
2번. 잘한 편이다
3번. 잘못한 편이다
4번. 매우 잘못했다
5번. 잘 모르겠다
Q2. 선생님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잘했다
2번. 잘한 편이다
3번. 잘못한 편이다
4번. 매우 잘못했다
5번. 잘 모르겠다
조사결과,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지명에는 "잘했다"는 평가가 44.6%(매우 잘했다 25.0% + 잘한 편이다 19.5%), "잘못했다"는 평가가 39.9%(매우 잘못했다 23.3% + 잘못한 편이다 16.7%)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가 4.7%p 앞선 결과이자만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4.4%p) 안에 있으므로 비등하다고 볼 수 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은 15.5%였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지명의 경우 "잘했다"는 평가가 51.3%(매우 잘했다 26.2% + 잘한 편 25.1%), "잘못했다"는 평가가 39.9%(매우 잘못 28.4% + 잘못한 편 11.5%)로 나타났다. 응답자 과반이 박지원 후보자 지명을 긍정평가 한 것이다. "잘 모르겠다"는 8.8%였다.
"잘 모르겠다" 이인영 15.5% - 박지원 8.8%... 차이는 20대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긍정 평가는 광주/전라(잘했다 63.6% - 잘못했다 18.1%)와 경기·인천(46.7% - 33.8%) 지역이 높았다. 서울(44.1% - 45.2%), 부산/울산/경남(43.9% - 44.8%)에서는 팽팽하게 갈렸다. 대전/세종/충청(39.2% - 47.5%)에서는 부정평가가 우세했으며, 대구/경북 지역은 부정평가가 58.5%로 긍정평가 22.0%의 2배를 넘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52.4%), 40대(50.1%), 30대(48.4%), 60대(47.7%) 순으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70대 이상에서는 59.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0대(18·19세 포함)는 "잘했다" 39.0%와 "잘못했다" 34.5%로 갈렸지만, "잘 모르겠다"도 26.5%로 높게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긍정평가로 쏠렸고(잘했다 78.6% - 못했다 6.5%),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부정평가로 쏠렸다(7.4% - 79.0%).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이들은 대부분 이 후보자에 대해서도 긍정평가(81.2% - 5.1%)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잘못한다"고 평가하는 이들 대부분은 이 후보자도 부정평가했다(11.8% - 75.8%).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경우 광주/전라(잘했다 71.4% - 잘못했다 26.1%), 경기/인천(긍정 56.7% - 부정 30.7%), 부산/울산/경남(56.5% - 38.9%) 지역에서 긍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대로 대구·경북(31.3% - 57.4%)과 대전/세종/충청(35.4% - 54.3%) 지역은 부정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서울(45.9% - 46.5%)에선 긍·부정 평가가 비슷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64.0%), 50대(54.5%), 40대(52.5%), 20대(46.4%) 순으로 박 후보자 지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70세 이상에서는 53.6%가 부정평가했고, 60대에서는 "잘했음" 48.1% - "잘못했음" 43.2%으로 오차범위 안에서 비등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긍정평가로 쏠렸고(잘했다 83.8% - 못했다 10.1%),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부정평가로 쏠렸다(19.1% - 74.2%).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잘한다"고 평가하는 이들은 대부분 박 후보자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85.3% - 8.5%)했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잘못한다"고 평가하는 이들에게선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3배 넘게 많이 나왔다(20.3% - 72.3%)
보수층의 미묘한 온도차 : 이인영보다는 박지원
미래통합당 지지층과 보수층은 두 후보자를 대체로 부정평가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나타난다. 통합당 지지층의 경우 박지원 후보자 지명은 19.1%가 잘했다고 답했지만, 이인영 후보자 지명은 7.4%만 잘했다고 평가했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온도차를 좀더 명확히 느낄 수 있다. 박지원 국정원장 지명 긍정평가는 진보층 68.0%, 중도층 48.0%, 보수층 40.6%로 나타났다. 이인영 장관 지명 긍정평가는 진보층 64.2%, 중도층 42.0%, 보수층 29.3%였다. 보수층에서 두 사람을 대하는 온도차가 11.3%p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중도나 보수성향, 통합당 지지층에서 이인영 후보자보다 박지원 후보자가 무난하다고 평가한 점이 두 사람의 간격을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박지원 후보자의 경우 대북 관련 전략통이고 김대중 정부나 국회에서 활동한 점 등을 볼 때 '국정원장 자질이 있다'고 평가받은 반면, 이인영 후보자의 경우 386세대에 대한 거부감이나 직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생긴 이미지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통합당의 초점은 "박지원 절대불가"
여론조사에 나타난 통합당 지지층의 '온도차'와는 달리 통합당은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에 주력할 태세다. 통합당은 박 후보자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4억 5천만 달러 대북송금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 확정판결을 받았고,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당국 결론에 의문을 제기한 일 등을 다시 파헤치겠다는 계획이다.
6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박지원 절대불가'론을 펼쳤다. 그는 "국정원은 대한민국 정보기관이고 남북대화를 하거나 북한과 협상을 하는 기관이 아니라"며 "(박지원 후보자 지명은) 국정원을 망치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다소 유보적이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 후보자가 기존에 갖고 있던 북한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남북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이런 정책적인 것을 다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빠르면 8일 국회에 두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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