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수원화성, 폐허 속에서 '삶'을 꿈꿨던 피란민들
곽재용 기증 사진전... 기록영상으로 보는 한국전쟁과 수원
▲ 수원박물관수원박물관 전경 ⓒ 한정규
수원은 한국전쟁 기간에 전략적 요충지로서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져, 많은 피해를 입었다. 수원화성의 장안문과 창룡문, 도시가 폭격으로 파괴되었고 성곽시설물과 성벽도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이곳은 동시에 삶의 터전을 잃은 피란민들의 안식처가 되었다. 수원사람들은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달래면서 수원을 재건해 오늘에 이르렀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수원박물관 1층 전시실 ⓒ 한정규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수원하성 장안문 ⓒ 한정규
곽재용 감독이 수원박물관에 기증한 것은 슬라이드 필름 118매, 한국전쟁 당시의 전단지 3점, 1964년 한국의 신필름과 홍콩 쇼브라더스 합작으로 만든 영화 <달기> DVD 2점 등 총 126점이다. 곽재용 감독이 기증한 사진은 주로 미군이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분류해 1부 '전쟁', 2부 '기억, 그리고 사람들'로 전시회를 구성했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수원화성 창룡문 ⓒ 한정규
누각이 사라진 창룡문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무너진 동북노대와 동북공심돈을 성 밖에서 바라본 모습은 애처롭지만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창룡문에서 남쪽 방향으로 무너진 성가퀴(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성 위에 낮게 덧쌓은 담)가 이어지는데 일부만 남아있는 동포루의 옛 모습은 처음 보는 사진이다. 동포루의 원형을 고증할 수 있는 귀중한 사진이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수원화성 동포루 ⓒ 한정규
한국전쟁 발발 후 수원에는 수많은 피란민들이 몰려들어 곳곳에 피란민촌이 형성되었다. 방화수류정, 화홍문 주변에 형성된 피란민촌의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빼곡하게 들어찬 움막집 사이로 물동이를 이고 가는 모녀의 모습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을 보는 듯하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피란민들로 가득한 수원화성 방화수류정 ⓒ 한정규
팔달산에서 바라본 팔달문과 주변 모습에서 도시가 재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팔달산에서 바라본 화서동 들판 사진은 드넓은 대유평이 인상적이고 서포루 모습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어 귀중하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서포루 ⓒ 한정규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록영상으로 보는 한국전쟁과 수원'이란 영상물을 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이 소장한 영상 중 수원과 관련한 영상을 편집해 5분 47초 분량으로 만든 것이다. 1950년 6월 29일 이승만 대통령이 수원비행장에서 처치 준장을 만나는 장면, 수원비행장에 도착한 맥아더 총사령관 모습을 볼 수 있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모델이 된 농부의 어색한 표정과 그를 웃으며 쳐다보는 또다른 농부, 이 광경을 한컷에 담은 사진 ⓒ 한정규
이동근 학예사는 전시회의 취지, 기증 사진의 가치, 영상물의 내용 등을 설명해줬다. "특히 곽재용 감독이 기증한 사진은 전문 사진작가가 찍은 것처럼 작품성이 우수하고 기존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들과도 다른 배경과 구도를 가지고 있어 1950년대 수원의 모습을 확인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며 사진의 가치를 평가했다.
▲ 한국전쟁과 수원화성 전시회전시실의 다양한 사진들 ⓒ 한정규
덧붙이는 글
e수원뉴스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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