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홈페이지에 백선엽 '친일반민족행위자' 정보 수록
일부에선 정보 삭제 요구도 나와... "삭제는 역사 왜곡하라는 것과 마찬가지" 비판
▲ 국립현충원이 누리집 '안장자 참배란'에 지난 15일 안장된 고 백선엽 육군대장에 대해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서실을 기재하고 있다. ⓒ 심규상
현충원이 고 백선엽 육군 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사실을 누리집에 수록하자 관련 정보를 삭제해 달라는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삭제 요구 자체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국립현충원 누리집에 수록된 '안장자 참배'란에는 지난 15일 안장된 고 백선엽 육군대장에 대해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정보를 기재했다.
▲ 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는 신현준(위)과 김백범(아래)의 관련 정보에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사실이 수록돼 있다. 지난 2018년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뒤늦은 조치였다. ⓒ 심규상
이 아무개씨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큰 영웅이었다"며 삭제를 요구했다. 이 밖에 '백선엽 장군이 왜 친일파냐',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라'는 항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삭제 요구 자체가 사실에 대한 왜곡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광복회 대전지부 김영진 회원은 "항의를 하려면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왜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냐'고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조직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사실을 알리는 건 매우 응당한 조치"라며 "삭제요구는 역사를 왜곡하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 대전현충원에는 친일반민족 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인물 중 23명이 장군묘역에 안장돼 있다. 경찰 묘역에는 3명, 장교 묘역에 2명,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1명을 포함하면 모두 29명이다. ⓒ 심규상
▲ 대전국립현충원 자유게시판에는 고 백선엽에 대한 '반민족행위자' 정보삭제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고 백선엽의 안장자 정보에는 지난 2018년 국회의 지적에 따라 ‘대통령 산하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자’라는 정보를 기재했다. ⓒ 심규상
대전국립현충원에는 친일반민족 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한 인물 중 백선엽을 포함 23명이 장군묘역에 안장돼 있다. 경찰 묘역에는 3명, 장교 묘역에 2명,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1명이 안장됐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또는 '찬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지만 '장성급 장교 또는 20년 이상 군에 복무한 사람 중 전역·퇴역 또는 면역된 후 사망한 사람'과 '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사람으로서 사망한 사람' 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