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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늬바다 물범인공쉼터'에 올해도 나타난 점박이물범

등록|2020.07.20 15:30 수정|2020.07.20 15:30

▲ 하늬바다 물범인공쉼터 ⓒ 인천녹색연합


백령도는 서해에서 가장 서쪽이자 가장 북쪽에 있는 섬이다. 한국에서 14번째 큰 섬이기도 한 이 백령도에는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점박이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이 살고 있다.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국내 최대 서식지이기도 하다.

점박이물범은 물범류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 바다에 서식하는 해양포유류로, 겨울철에는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을 하고 봄부터 늦가을까지 우리나라로 남하해 서식한다. 매년 약 200에서 300여 마리가 백령도 해역을 찾아오는데, 그중 하늬해변에 가장 많은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박이물범은 먹이활동을 하거나 이동할 때를 제외하고는 체온 조절, 호흡,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생태적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해류·조류 등에 의해 각종 해양쓰레기가 하늬해변에 유입돼 점박이물범의 생존에 위협을 끼치고 있으며, 백령도에서 가장 많은 점박이물범이 모이는 물범바위는 공간이 협소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지역주민, 환경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 점막이물범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조성했다.

점박이물범 15마리 물범인공쉼터서 휴식 취해
 

▲ 점박이물범이 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인천녹색연합


지난 2016년 8월 인천녹색연합이 주최한 '백령도 해양생태계 보호·수산발전을 위한 관계기관 간담회'에서 물범인공쉼터가 처음 제안됐고, 이를 바탕으로 해양수산부에서 2018년 11월에 백령도 물범바위 인근 하늬바다에 국내 최초로 섬 형태의 물범 인공쉼터를 조성하게 됐다.

처음 물범인공쉼터가 조성됐을 당시에는 그 효용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물범인공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점박이물범의 모습이 관찰되는 등 물범인공쉼터의 효용성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일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사업단은 "지난 18일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의 '하늬바다 물범인공쉼터'에서 점박이물범 15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황해물범시민사업단과 백령도 주민들로 구성된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매년 진행하는 '백령도 점박이물범 서식환경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은 "점박이물범의 물범인공쉼터 이용 현황은 2019년 8월 9일 첫 관찰 이후에도 같은 해 8~9월 사이 총 7회 관찰된 바, 올해에도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점박이물범들의 물범인공쉼터 이용 특징을 파악하여 백령도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관리 방안에 적극 제안하고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의 직접 참여를 통한 지속적인 관찰기록은 지역 생태계 현장 변화를 파악하고 전문가들과 연계함으로써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서식지 안정화 등 보호 방안 마련과 관련 정책의 수준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이번 하늬바다 물범인공쉼터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지역주민·환경시민단체·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한다면 문제 해결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사례를 발전시켜, 점박이물범 해양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어업과 생태 보존형의 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 점박이물범 보호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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