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헛웃음 짓게 만든 드루킹 특검, 판세 바뀐 김경수 재판
[19차 공판] '닭갈비 논란' 전면 부인한 특검... 변호인 "특검, 무리한 주장한다"
▲ 김경수 경남도지사 (자료사진) ⓒ 경남도청
재판 판세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기울었다.
지난 6월 22일 지난 18차 공판 이후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논리는 삐걱이는 상황이다. 2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 심리로 열린 김 지사의 항소심 19차 공판에서도 특검은 수세에 몰렸다.
홍씨의 주장대로라면 김 지사는 해당 시간에 댓글 조작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다는 특검 주장과 달리, 포장한 음식을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식사 한 것이 된다. 특검의 논리가 틀어진 것이다.
이날 특검은 법정에서 홍씨 증언에 대해 입을 열었다. 특검은 앞선 홍씨의 증언을 일체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한 특검보 : "전혀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결제했다는 (영수증에 나와있는) 사실은 15인분을 결제했다는 것에 불과하고, 22인분 내지 23인분을 가져왔다는 정황은 없습니다. (중략) 피고인이 그 당시 식사했는지 여부도 그때 주문해서 결제한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그때 당시 같이 먹기 위해 (음식) 준비는 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김 지사가) 늦게 오는 바람에 경공모 회원들만 닭갈비를 먹었던 게 아닌가 추정됩니다."
여기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김한) 특검보는 (관련 의혹을) 하나하나 증거로 입증해야 하는데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검 주장은) 지난 기일에 출석한 증인이 증언한 내용과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 "그거 하나가 그렇습니까? 또 다른 게 있습니까?"
이날 법정에서는 특검이 제출한 경공모 내부 작업자들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재판부가 "(특검측에서) 채팅방에 있는 사람들이 댓글기계(킹크랩)의 존재를 알고 있는 듯한 언급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게 어느 부분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특검에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특검 답변은 재판부의 의문을 해소해주지 못했다. 되레 재판부는 "댓글기계(킹크랩)가 쟁점이니, (이 대화에서) 댓글기계라는 걸 알 수 있다고 써서 내셨는데 어디서 그런 걸 볼 수 있는 거냐"면서 재차 설명을 요구했다. 특검 답변이 명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한 특검보 : "'네 이젠 산채 삼촌들이 처리할 겁니다. 편한 밤 되세요' 이건 바로 댓글기계(킹크랩)를 사용하는 작업과 수작업 댓글작업이 병행돼 진행됐고, 상호 작업내용을 알고 보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화 내용이라 하겠습니다. (중략)"
함상훈 판사 : "어느 것을 보면 댓글기계랑 병행했다는걸 알수있냐는 거죠?"
김한 특검보 : "그 앞부분 보면 '네 이젠 산채 삼촌들이 처리할 겁니다'..."
함상훈 판사 : "(웃음) 그거 하나가 그렇습니까? 또 다른게 있습니까?"
재판부의 질문에 특검은 "저희가 이번에 이 증거를 제시하게 된 것은 (중략) 지난번 기일에 증거를 이번기일까지 제출하라고 말해서 저희가 그 의견서를 쓰는 작업에 필요한 의견들을 먼저 제시한다는 취지"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특검이 보여준 관련 대화 내용이 킹크랩(댓글기계) 범행과 어떤 연관성 있느냐"라며 반박했다. 관련 내용에 대해 재판부는 "나중에라도 댓글기계와 관련된 언급이 있으면 지적해주면 좋을 것 같다"면서 특검에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재판이 끝난 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오늘 답변 공방 중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범죄사실로 기재된 것 가운데 법원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게 있으니 이를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라며 "종래 특검은 이런 것들을 정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오늘 특검이 얘기하는 것을 보니, 정리 안 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닭갈비 논란 이후 특검 측 논리가 흔들린 것과 관련해서는 "이제 특검은 새로운 주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래서 (이를 메우기 위해) 그동안 하지 않았던 다소 무리스러운 주장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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